땅의 주인을 찾아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땅의 주인을 찾아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 조원준, 정원형 기자
  • 승인 2023.11.07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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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공습으로 황폐해진 가자지구의 모습(출처: MBC뉴스)
▲이스라엘 공습으로 황폐해진 가자지구의 모습(출처: MBC뉴스)

유대교 안식일이던 지난달 7일 새벽,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다. 5,000발의 로켓포 포격과 함께 공중, 지상을 통한 하마스 대원들의 침투가 이뤄졌다. 즉각 이스라엘은 전쟁 상황을 선포하고 하마스를 상대로 선전포고했다. 서로에 대한 공습을 지속해서 이어 나가던 중 이스라엘은 지난달 26일 밤에 지상군을 투입해 가자 지구를 급습하는 제한적 지상전을 펼치면서 앞으로의 전쟁 양상에 대한 긴장감이 고조되는 중이다.

 

팔레스타인 땅은 누구의 땅일까

기원전 팔레스타인 지역에는 유대인만의 국가가 있었다. 다른 세력이 점령하면서 유대인들은 대부분 유럽 각지로 떠나게 되고, 이 땅은 아랍인들의 것이 됐다. 유대인들은 유럽 각지에서 유대인의 나라를 다시 건국하고자 하는 열망을 갖고 살아가고 있었다.

두 나라 간 분쟁의 시작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시작된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은 오스만 제국을 상대로 이기기 위해 ‘후세인-맥마흔 서한’을 주고받았다. 아랍 국가들이 오스만 제국에 반란을 일으키는 대신, 영국이 팔레스타인 지역에 독립적인 아랍인들의 국가 설립을 지지한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영국은 유대인들의 재정적 지원을 목적으로 그들의 건국에 대한 열망을 이용했다.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들의 국가를 세우는 것을 지지한다는 ‘벨푸어 선언’에도 서명하며 이중 계약을 맺은 것이다.

전쟁에서 승리한 영국은 유대인들의 국가 설립을 지지했다. 이를 계기로 팔레스타인 지역에는 유대인들이 유입됐다. 팔레스타인인들은 계속해서 유입되는 유대인들로부터 자신의 땅을 지키려 했고, 유대인들은 영국으로부터 인정받은 자신들의 영토에 대한 권리를 지키려 했다. 영국은 끊이지 않는 분쟁을 해결하지 못했고, 결국 1947년 UN에서 총회 투표를 통해 현재 팔레스타인 지역을 유대인 지역과 아랍인 지역으로 분할하고 예루살렘을 중립지역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 분할안은 수용되지 않았고 유대인은 독자적으로 이스라엘을 건국했다. 이에 반발한 아랍 연맹과 이스라엘 사이에는 제1차 중동전쟁부터 제4차 중동전쟁까지 이어지며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제4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심각한 고문 △불공정한 재판 △총격 사살 등 무자비한 인권 탄압을 행하며 그들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않았다.

 

21세기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1세기에 가자 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테러 단체 하마스의 출현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는 더욱 악화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나라로 인정하지 않고 이스라엘을 상대로 많은 공격을 가했다. 시간이 지나며 민간인에 대한 자살 테러 공격도 서슴지 않았고, 이스라엘인들이 이들에 대해 가지는 반감은 고스란히 팔레스타인인들이 감당하게 됐다. 그중에서도 가자 지구에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경제난과 무력 충돌에 휩쓸리며 생존의 위협을 받아야만 했던 팔레스타인인들의 피해가 가장 컸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통제하기 위해 가자 지구를 고립시키고 강력한 경제·사회적 봉쇄 및 폭격으로 대응했다. 대표적으로 △2008년 12월 가자 전쟁 △2012년 11월 가자 지구 폭격 △2014년 7월 가자 지구 분쟁 △2021년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 사건 등 수많은 전쟁이 있었고, 가자 지구와 이스라엘에 있는 수많은 무고한 민간인들이 이 과정에서 목숨을 잃거나 피해를 봤다. 특히 하마스가 민간인들을 방패로 삼아 이스라엘 공격의 당위성을 없애고자 하면서 민간인들의 피해는 더욱 커졌다. 두 국가 사이에 갈등의 골은 점차 깊어졌고, 결국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다시 한번 전쟁이 시작됐다.

 

세계는 누구 편일까

미국은 이번 전쟁이 일어나자 신속하게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와 지원을 진행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영향권 내에 있는 국가로, 두 나라는 서로 △민주주의 △자유 △인권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며 유대감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미국의 △이스라엘을 통한 중동에 대한 영향력 행사 △막대한 자본력과 힘을 가진 친유대적 성향의 로비 그룹 및 인물들의 영향력 △유대인 지지자들의 정치적 영향을 고려한 결과다. 이외에도 영국, EU 등도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팔레스타인 주변의 중동 국가들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 국가들은 이슬람 문화권에 속하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유대감이 깊고, 다수가 역사·정치적으로 이스라엘과 부정적인 관계에 있다. 예를 들어 이란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란은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에 대해 친이란 무장 단체들을 내세워 중동에 있는 미군 기지를 공격하는 등 하마스를 돕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일부 중동 국가들은 전쟁에 대해 이스라엘의 책임을 물으면서도 평화와 안보를 우선시하고 민간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도 하마스의 공격이 아무 이유 없이 발생한 일은 아니라는 발언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민간인 보호를 강조하며 즉각적인 휴전을 호소했다. 지난달 28일, 이에 대한 유엔에서의 결의안에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주장하며 반대했으나 압도적인 표 차로 가결됐다.

 

제1차 세계대전은 끝난 지 약 100년이 됐지만 잔해로 남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은 아직 끝나지 않고 있다. 이 전쟁의 책임은 온전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무고한 두 나라의 시민들은 목숨을 잃고 피해를 입고 있다. 하루빨리 종전이 이뤄지고 평화로운 해결 방안이 강구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