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 쓰레기로 뒤덮인 우리대학, 분리배출 문제 심각
배달 음식 쓰레기로 뒤덮인 우리대학, 분리배출 문제 심각
  • 정유현, 최대현 기자
  • 승인 2023.06.1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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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기간 박태준학술정보관 이용이 많아져 쓰레기통이 넘친 모습
▲시험기간 박태준학술정보관 이용이 많아져 쓰레기통이 넘친 모습

우리대학 내에는 학생들의 먹거리를 위해 복지회 산하의 여러 매장이 있지만, 그 외에도 학생들은 외식으로 끼니를 해결하거나 배달 음식을 먹는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기숙사가 아니라면 자유로운 분위기의 학생회관 오아시스나 지곡회관 1층 일대에서 배달 음식을 먹는 경우가 많다. 배달 음식을 먹고 난 뒤 음식물 처리와 분리배출이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는 계속해서 제기돼 왔고, 지난 4월 8일 우리대학 공식 소통창구인 POVIS의 ‘포스텍 라운지’에서 해당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글쓴이는 현재 지곡회관에서 분리배출과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잘 되고 있지 않다는 글을 남겼다. 또한 ‘아침에 지곡회관 옆을 지나가다 보면 청소를 해 주시는 분께서 비닐봉지를 열어 일일이 분리수거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다’라며 우리대학 구성원으로서 죄송하고 눈살이 찌푸려진다는 글을 남겼다. 해당 글의 댓글에서는 ‘학생회관의 문제 또한 심각하다’라며 문제를 추가로 제기했다.

본지에서는 해당 문제를 파악하고 학교 구성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5월 27일부터 6월 1일까지 실시한 학생 이용시설 분리배출 관련 설문조사에는 총 86명의 학부생과 대학원생이 참여했다. 현재 우리대학의 분리배출 시설이 개선될 필요성을 조사한 결과 △‘매우 그렇다’ 27.9%(24명) △‘그렇다’ 38.4%(33명) △‘보통이다’ 24.4%(21명) ‘그렇지 않다’ 9.3%(8명)로 분리배출 시설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어섰다. 분리배출 시설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배출되는 쓰레기양에 비해 쓰레기통의 용량이 작음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시설이 없음 △학생들의 분리배출 의식이 부족함 등이 있었다. 특히 주말이나 행사 직후 쓰레기의 양이 늘어나 쓰레기통이 포화한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들었다. 한편 지곡회관, 학생회관 등의 학생 이용시설에 쓰레기가 너저분히 버려져 있는 모습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변한 학생은 95.3%(82명)를 차지했다. 또 배달 음식에서 나온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는 학생은 72.1%(62명)로 나타났다. 이들을 대상으로 쓰레기를 처리한 방법을 조사한 결과, 다수가 남은 음식물을 주로 한 용기에 모아 쓰레기통 옆에 쌓아두거나 일반쓰레기통에 버렸고, 국물과 소스 등 액체류는 변기에 버렸다고 답변했다. 일부는 음식물 쓰레기통이 있는 학생회관까지 가서 남은 음식물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학생 이용시설 분리배출 문제의 개선 방안으로 △분리배출 인식개선 캠페인 실시 △건물마다 음식물 쓰레기통 비치 △분리배출 항목 세분화 및 용량 확대 △수도를 포함한 처리 시설 설치 △음식물 처리기 설치 등을 제시했다.

설문조사에 의하면, 현재 대학 내 학생 이용시설의 분리배출 방법이 명확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본지에서는 학내 환경 개선 담당 부서인 총무팀 최혜식 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먼저, 지곡회관은 1층 콜로세움 앞에 △일반쓰레기 △캔 △플라스틱 △병으로 구분해서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분리수거함이 있다. 또한, 지곡회관의 학생 식당 입구 좌측 외벽에는 음식물 쓰레기 수거함이 있는데, 이는 본래 식당 소유지만 구성원 누구나 사용할 수 있음을 전달받았다. 학생회관의 경우 층별로 분리수거함이 마련돼 있고, 2층 외부에 공용 음식물 쓰레기통이 있다. 추가로 RC에도 1층을 제외한 전 층 휴게실에 음식물 쓰레기 수거함이 있고, 공용 분리수거함이 마련돼있다. 이에 더해 1층에서 식사하는 학생들을 위해 최근 RC 왼쪽 외벽에 음식물 수거함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그 외의 교사 지역 건물은 악취 등의 여러 문제 발생 가능성이 있어 음식물 수거함을 두지 않고,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요청하고 있다. 분리배출에 대한 자세한 매뉴얼은 총무팀이 2020년 11월 26일 교내회보에 올린 매뉴얼을 참고할 수 있다.

분리 배출 문제는 단 배달 음식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험 기간이 되면 많은 학생이 대학 도서관을 방문하는데, 시험 기간만 되면 화장실 위생 문제와 분리배출 문제가 어김없이 발생한다. 화장실의 경우 물에 젖은 휴지들이 화장실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청소노동자가 매일 손 닦는 용도의 티슈를 다시 채우지만, 이 역시 학생들의 이용이 폭발적으로 많아지는 시험 기간의 주말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티슈 수거함이 꽉 차고, 화장실 변기 칸의 얇은 휴지를 갖다 쓰면서 흘리는 것이 원인이다. 분리수거 또한 지곡회관, 학생회관과 마찬가지로 주말 동안의 쓰레기를 모두 수거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쓰레기가 넘치곤 한다. 도서관이 대부분 취식 금지구역인 만큼, 음식물 쓰레기와 관련된 문제는 없지만 이 역시 미관과 위생에 좋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해 최 씨는 주말 이후에 쓰레기가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추가 쓰레기통을 비치하겠다고 전했다.

대학 측에서 좋은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대학 구성들의 관심과 실천이다. 최 씨는 ‘구성원들의 1회용품 사용 자제, 주말에 몰리는 쓰레기 배출 지양 등 쓰레기 줄이기에 대한 노력 또한 필요하고, 요청사항이 있다면 연락해 주시면 조속히 처리하겠다’라는 말을 전했다. 학교의 주인은 우리라는 의식을 갖고 올바른 분리수거를 통해 더 쾌적한 우리대학이 만들어지길 기대하며 기사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