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낭만 찾기
포항에서 낭만 찾기
  • 조영찬 / 무은재 22
  • 승인 2023.06.1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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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일상에서 낭만을 찾는 것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필수적인 일이었다. 그렇기에 아무리 힘들고 지치더라도 가끔은 소소한 일탈의 시간을 가지며 삶의 원동력을 얻었다. 고1 때는 동네를 산책하며 보이는 꽃들의 꽃말을 조사하는데 하루를 다 보낸 적도 있었고, 고3 때에도 힘들 때면 한강 다리 위에 있는 카페에서 공부하며 생각을 환기하곤 했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낭만이라는 이름으로 놀러 다닌 것과 다름이 없지만, 그것이라도 없었다면 일상을 살아갈 힘이 부족했을 것이다.

대학에 와서도 내 몸은 낭만을 잊지 못했다. 포항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도 바쁜 와중, 쏟아지는 과제와 꼬여버린 인간관계는 나를 힘들게 만들었다. 이 와중에 술은 내 정신을 더 빠르게 갉아먹었고, 게임은 좋지 않은 실력으로 나에게 좌절감만 안겨주었다. 정신력을 회복하기 위해 하루빨리 ‘낭만’이라는 연료를 어디선가 공급해 와야만 했다.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형산강을 산책하는 것이다. 강가 주변의 식물과 강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상쾌함을 얻을 수 있었다. 자연 속에 있는 느낌이 일상과 분리된 느낌을 주며 낭만적인 분위기를 주었다. 특히 혼자서 산책하다 보면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도 있고 복잡했던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인간관계나 과제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해졌을 때 형산강을 산책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됐다. 형산강을 산책하는 것은 나만의 낭만을 찾는 하나의 루틴이 됐다.

또한 사진 동아리에 들어가서 낭만을 찾을 수 있었다. 소소한 행복을 찾기에 사진 동아리는 너무나도 좋은 곳이었다. 야외로 나가 사진 촬영을 하며 동아리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고, 감성적인 풍경을 사진으로 남기면서 그때의 감정을 되새길 수도 있었다. 사진이라는 취미를 공유할 사람들이 생긴 것도 좋았다. 다른 사람들이 찍은 사진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분위기를 잘 담아낼 수 있을지 배워보고, 내가 생각한 좋은 구도를 남과 공유하면서 사진을 통해 낭만을 채우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비교적 최근 시작한 것이긴 하지만, 효자동의 카페에 가서 공부하는 것도 낭만을 찾는 좋은 방법이다. 효자동을 많이 가지 않아서 모르고 있었지만, 효자동에는 분위기 좋은 카페가 많았다. 향긋한 커피 향과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가 주는 분위기로 낭만을 보충할 수 있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시도를 반복하다 보니 포항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게 됐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지루함을 느끼고, 해야만 하는 일들에 치여 살면서 기운이 빠지는 순간이 생기는 것은 필연적이다. 이 상황을 막으려고 노력하기보다 잘 해소하는 자신만의 방법이 마련돼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학우들도 일상에서 소소한 낭만을 찾아 살아가는 원동력을 얻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