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말도 밤말도 모두 듣는 사회
낮말도 밤말도 모두 듣는 사회
  • 최대현 기자
  • 승인 2023.06.15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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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낮말이든 밤말이든 모두 들린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언제 어디서든, 그저 휴대전화 하나만 있으면 지구 반대편 소식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편리함만 존재하는 것 같은데, 어찌 이런 세상의 불편함을 논할 수 있을까. 우리는 분명 편리한 사회를 살고 있다. 당장 공부할 때를 생각해 봐도 우리는 이전에 누릴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을 누리고 있다. 전문가처럼 답변해 주는 인공지능 챗봇과 과제를 함께하고, 무거운 전공책 대신 아이패드를 쓸 수 있으며, 녹화 강의를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속도로 돌려보며 수준에 맞게 배울 수 있다. 그 이외에도 일상생활에서 과거에 비해 직접 움직이기보다는 자리에 앉아서 많은 것을 해결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 편리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불편한 시대에 살고 있기도 하다. 아무리 비밀을 지키려 해도 개개인의 일상이 노출되기가 너무 쉬운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의 모습은 CCTV에 찍히고, 말들은 녹음기에 담긴다. 주고받은 전화 통화와 메시지들은 고스란히 누군가의 휴대전화에 저장된다. 

페이스북, 구글, 유튜브 등 대부분이 사용하는 웹사이트에서는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콘텐츠를 추천하고 있다. 인공지능에 흥미를 갖고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어떻게 내가 궁금하고 필요했던 것들만 추천해 주는 건지, 그들의 추천 시스템이 너무 신기하다. 그러나 이런 알고리즘에도 명과 암이 존재한다.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은 이용자의 참여를 유발하는 방향으로 콘텐츠를 제공하기에, 일부러 악의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악성 알고리즘’ 논란이 있었다. 또한, 구글에서는 이용자의 음성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알고리즘에 활용한다는 의혹이 있었고, 실제로 한 유튜버가 이를 실험해본 결과 사실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말소리까지 수집하는 모습을 보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꺼림칙한 마음이 들었고, 이것이 현대판 ‘빅 브라더’로 이어지진 않을지 잠시 깊은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최근 연예인들의 범죄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음주운전, 마약, 주식투자 의혹 등 유독 최근에 그 수가 잦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과거에 비해 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알지 못하는 것’이 줄어들기 때문은 아닐지 생각한다. 공인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평생 갈 것 같았던 인기가 한순간에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것을 보며 그들이 어리석다고 생각하면서도 세상이 무섭게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비단 연예인들만이 아니다. 어느덧 3학년쯤 되니 많은 인간관계를 형성했고, 많은 사람이 오갔다. 주변을 돌아보니, 잘못된 언행이 화근이 돼 관계 형성이 어려워진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대부분 사적인 얘기가 소문을 타고 퍼져나가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사례였다. 특히 우리대학은 다른 대학에 비해 규모가 작아서 내가 한 말들과 행동들을 다른 사람들이 알기가 너무나도 쉽다. 항상 말 한마디 하기 전에 충분히 고민하고, 자기 말이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며 슬기로운 학교생활을 하길 바란다. 우리가 낮말도 듣고 밤말도 듣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