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목소리] 우리학교 명물 지하공동구가끔 개방했으면
[지곡골목소리] 우리학교 명물 지하공동구가끔 개방했으면
  • 김현철 / 컴공 박사
  • 승인 2004.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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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손쉽게 다닐 수 있었던 비밀통로와 같은 곳이 있었다. 공학동 지하 공동구가 바로 그것이다. 학교에 처음 왔을 때 공학동 건물들이 지하에 그렇게 연결되어 있는 것을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난다. 정말 무슨 비밀통로와 같았다. 공학동에서 학생회관까지 무거운 것들을 운반할 때 그곳을 이용한 적도 있었다. 계단이 없어 바퀴가 있는 경우 운반이 손쉬웠기 때문이다. 어떤 드라마의 한 장면도 이 곳에서 촬영됐다고 들었다.

지금은 과거처럼 쉽게 다닐 수 없는 상황이다. 몇 년 전에는 문이 항상 열려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잠겨 있기 때문이다. 두어 달 전쯤 비 오는 날이었다. 자판기 음료수를 마시기 위해 한 친구와 구름다리가 없는 공학동 사이를 건너야 했다. 혹시나 해서 지하실로 내려가 보았더니 공동구로 가는 문이 열려 있었다. 그래서 지하 공동구를 통해 공학동을 건너갔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었지만 하나도 젖지 않았다. 같이 갔던 친구는 이런 데가 있었냐면서 신기해 했다. 나도 오랜 만에 그곳을 들어가보니 어릴 적 놀던 비밀스런 장소를 다시 찾은 듯 너무 기뻤다.

언제부터 이곳을 잠그고 통제하기 시작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안전성이 통제 이유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가끔이라도 이런 지하 공동구를 개방하면 어떨까 한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정말 놀랍고 재미있어 할 것이다. 기숙사까지 연결되는 지하통로가 있다고 듣기도 했다. 이 길에서 이어달리기와 같은 대회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