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목소리] 잘못된 관행, 변명보다는 인정이 필요
[지곡골목소리] 잘못된 관행, 변명보다는 인정이 필요
  • 유재완 / 물리 01
  • 승인 2004.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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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포스비에서는 퇴사검열과 관련하여 검열의 징계방법인 강제퇴사를 주제로 여러 의견이 올라왔었다. 검열방법도 절차도 강제퇴사라는 징계도 이전과 별반 다를 바 없었지만,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강제퇴사가 정말 이루어질지도 모른다”는 점이었다.

내가 불만인 것은 “비현실적인 강제퇴사 대신 현실적인 징계방안이 필요하다”는 류의 의견이다. 어찌 보면 참 논리적인 주장이다. 하지만 이 글들을 보고 솔직히 눈에 보이는 뻔한 변명으로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다들 그대로 퇴사한다면 강제퇴사를 당하는 벌점을 받을 것을 뻔히 아는 상황에서, 과연 강제퇴사가 징계방안으로 부적절하다는 이유가 과연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란 말인가? 비현실적이어서 강제퇴사가 부적절한 것이 아니라 여태까지 암묵적으로 허용되었던 잘못된 관행을 이제 와서 벌을 받을 수 없다가 그 솔직한 이유가 아니었던가? 징계방안을 언급하는 것은 잘못된 관행에 대한 인정이 선행되고 나서일 것이다.

아마도 포스테키안들은 이번 퇴사 때 강제퇴사를 받지 않기 위해 꽤나 잘 정리하고 퇴사를 하였을 것이다. 공고문에 틀린 것은 없고, 더욱이 미리 공고되었기에 공고시기를 탓할 수도 없을테니. 결국 채찍이라는 것은 무서운 것이다. 하지만 머릿속에 담겨져 있는 포스테키안들의 생각은 깨끗해진 방처럼 그리 쉽게 바뀌진 않을 것이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감수할 건 감수하는 그런 열린 포스테키안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