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목소리] 식대 이렇게 쉽게 올려도 되는가
[지곡골목소리] 식대 이렇게 쉽게 올려도 되는가
  • 박용식 / 기계 박사과정
  • 승인 2003.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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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학기부터 논란거리가 되어왔던 식비 인상 관련 사항이 확정되어 지난 15일부터시행되었다. 이 과정을 지켜보며 불만 한두가지쯤 가지지 않은 학생들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불만 사항들에 대해 나름대로의 생각을 말해보고자 한다.

우선 지적할 내용은 복지회의 식비 인상 근거에 대한 내용이다. 듣기로는 복지회에서 식비 인상 근거로 제시한 가장 큰 두 가지 요인이 적자 보전과 식질 향상이다. 복지회란 말 그대로 교내 구성원들의 생활 편의와 복지를 위한 조직이다. 타 대학의 경우를 보면 서점, 문구점, 카페테리아 등의 수익 사업을 통해 학생식당 등의 복지 사업의 적자를 보전하는 방식의 운영을 하고 있다. 우리 학교도 지금 복지회의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서 학생식당의 식비를 인상하기 보다는 수익 사업의 운영 개선을 통한 수익성 제고에 주력하는 것이 옳다. 이러한 운영 개선을 통해서도 적자가 계속 누적된다면 그러한 노력의 과정과 상황을 교내 구성원에게 알린 다음, 학생식당 식비 인상을 운운하여야 할 것이다. 학생 식당은 가장 필수적이고 기본적인 복지 사업이다. 막말로 매점 음료수 값이 부담된다면 안사먹어도 되고, 서점 책값이 부담되면 도서관에서 빌려볼 수 있지만, 밥은 먹어야 할 것 아닌가? 물론 학생식당 식비를 올리면 가장 손쉽게 큰 폭으로 적자를 보전할 수 있겠지만, 이런 식의 수단은 조세 수입을 늘리기 위해서 조세 저항이 적은 간접세를 대폭 올려 서민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정책이나 다름없다.

복지회에 대한 불만 이외에 학생들의 대표기구인 총학생회에 대한 불만도 있다. 이번 식비 인상 논쟁 과정에서 포스비 등의 온라인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은 학우들은 철저히 소외되었다. 물론 공청회가 있었지만, 공청회가 있은 줄도 모르는 학우들 또한 많을 것이다. 이미 인상이 결정된 뒤의 설명회는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학생 복지 관련 중대 사항이 있을 때는, 진행 상황과 관련 자료를 오프라인 상에서 대자보나 집회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알리는 활동이 필요하다. 그리고, 협상의 결과에 대해서 학생들에게 먼저 알려주고 찬반 투표 후 학생들의 최종 입장을 알리는 것은 어떨까? 설령 최종 찬반 투표의 결과가 협상 결과를 뒤엎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협상의 전 과정에서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이메일을 통한 의견 제시 밖에 없는 상황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라 생각한다. 최소한 재협상을 통한 좀 더 나은 조건을 약속받을 수는 있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