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하는 대학생 주거 문제, 우리대학 주거 실태는
심화하는 대학생 주거 문제, 우리대학 주거 실태는
  • 안윤겸, 최대현 기자
  • 승인 2022.02.26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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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 주거 실태 설문조사 결과
▲우리대학 주거 실태 설문조사 결과

 

청년 세대의 주거 빈곤은 오랜 기간 우리 사회의 숙제로 남아있다. 특히 고정 소득이 없는 대학생에겐 주거비 부담이 더욱 크다. 대학생들의 주거 형태는 크게 자취와 기숙사 생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학업에 많은 시간을 쏟기 때문에 대개 학교와 가까운 기숙사 생활을 선호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낮은 기숙사 수용률에 학교 밖으로 내쫓기거나 공동생활의 불편함 때문에 자취를 선택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 자취의 경우 독립적인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높은 주거 비용과 불안한 치안, 양심 없는 임대인 등이 문제로 제기된다. 본지는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우리대학 학생들의 주거 실태를 알아보고 생활관 운영팀(이하 생운팀)을 방문해 기숙사의 학생 수용 현황과 운영 계획에 대해 살펴봤다.

기숙사 남아도 쾌적한 환경 찾아 자취
우리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설문조사에 참여한 66명의 학생 중 78.8%가 학기 중 기숙사에 거주하고 10.6%의 학생들이 자취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수업이 지속함에 따라 다른 지역의 본가에 거주하는 학생들(10.6%)도 있었다. 상당수의 학생이 기숙사에 거주하는 데는 우리대학의 높은 기숙사 수용률과 외부거주 시 발생하는 높은 거주 비용의 영향이 크다.
지난해 우리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학부 기준 전국에서 가장 높은 109.6%로, 국내에서 재학생보다 기숙사 수용 인원이 많은 일반대학교는 우리대학과 연세대 송도국제캠퍼스(101.1%)뿐이다. 한국사학진흥재단에 따르면 평균 기숙사 수용률은 일반대가 22.4%, 전문대는 15.1%로 재학생 10명 중 1~2명만이 기숙사를 이용할 수 있다. 2021년의 학부 입사 신청자 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년보다 200명가량 줄어 1,159명으로, 수용 정원인 1,352명의 85%밖에 되지 않는다. 대학원 생활관과 대학원 아파트는 각각 입사율 72%와 63.2%로, 이를 함께 고려할 경우 수용률은 더욱 높아진다.
생운팀은 “생활관 배정은 선착순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개교 이래 현재까지 기숙사 수용 정원보다 신청자가 많아 입사하지 못한 예는 없었다”라며 향후 정원보다 신청자가 많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는 의견 수렴을 거쳐 구체적인 대책을 확정할 것임을 밝혔다.
기숙사 거주자 중 주거 환경 만족도에 대한 질문에는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48.1%의 학생들만이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주거 환경에 대한 불만으로는 ‘열악한 방음’이 54.3%로 가장 많았고, ‘좁은 주거 면적(43.5%)’과 ‘열악한 채광·환기·냉난방(43.5%)’이 그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개인 공간 부족 및 공용 생활로 인한 불편함(19.8%)’ 등의 불만이 있었다. 특히, ‘개인 공간 부족 및 공용 생활로 인한 불편함’과 관련한 이유로 인해 외부 자취 선호도는 실제 학생들의 외부 자취 비율보다 높은 30.3%로 나타났다.

높은 주거비와 임대인 횡포에 골머리 앓는 학생들
외부에서 자취하는 경우 대다수가 원룸에 거주했으며, 자취를 시작한 이유는 ‘개인적인 공간을 가지고 싶어서(85.7%)’가 가장 많았고 ‘인프라를 활용하기 좋아서(42.9%)’가 그 뒤를 이었다. 자취 경험이 있는 학생들도 같은 이유로 자취를 고려했으며, 자취 중인 학생과 경험이 있는 학생을 통틀어 7.3%의 학생들은 ‘기숙사 입사 정원에 들지 못해서’로 응답해 생활관 운영팀의 답변과 상충하는 결과를 보였다. 자취 중인 학생과 자취 경험이 있는 학생 모두 57.1%와 73.1%가 ‘높은 수준의 주거비’를 자취의 가장 큰 불만으로 꼽았다.
포항 내 대학 인근의 3개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문의한 결과, 우리대학 학생들의 경우 타 대학보다 월세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대학 인근의 원룸 평균 매물가는 보증금 500만 원 기준 40~45만 원으로, 우리대학 인근에 있는 한동대, 포항대의 평균 매물가인 24~30만 원과 비교했을 때 훨씬 높다. 설문조사 결과, 우리대학 학생들 중 현재 외부에서 자취하거나 자취 경험이 있는 학생들의 80.6%가 주거비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월평균 생활비(주거비 포함)는 96만 7000원, 월평균 주거비는 생활비의 54.0%인 50만 2,00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권고한 월 소득 대비 주거비 비율 20%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하물며 최근에는 우리대학 인근 자취방의 주거비가 더욱 상승하는 추세이다. 효자동에 자취하는 한 학우는 “인근 자취촌에 신설된 실질적인 편의, 교통 시설이 전무한 상황에서 주거비가 상승하는 이유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며 더욱 높아지는 주거비에 대한 부담감을 표했다.
외부 자취를 하는 학생들 또한 88.9%가 주거 환경에 불만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가장 많은 학생들이 응답한 ‘높은 수준의 주거비(80.6%)’ 이외에도 ‘치안(26.9%)’, ‘임대인과의 소통(23.1%)’, ‘좁은 주거 면적(19.2%)’, ‘열악한 방음(19.2%)’, ‘열악한 채광·환기·냉난방(19.2%)’ 등의 답변이 있었다. 특히 대학생들이 법령정보에 해박하지 않은 점이나 현재 주거법의 허점을 악용해 횡포를 부리는 일부 양심 없는 임대인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학생들도 있다. 한 학우는 “임대인이 자취방의 시설 수리와 관리에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데다, 부동산과 합심해 멋대로 월세를 올리는 경우도 있어 문제가 많은 상황이다”라며 방을 계약할 때 임차인의 권리 주장이나 법적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임대인이 임대 소득 과세를 피하기 위해 월세 대신 관리비나 공과금으로 바가지 씌우거나 계약 시 세입자의 전입신고 없이 거래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후자의 경우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계약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주거 환경 만족도의 경우 현재 자취하는 학생들과 자취 경험이 있는 학생들의 61.8%가 자취 시 주거 환경이 만족스러웠다고 답했고, 현재 자취하는 학생들은 85.7%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기숙사 주거 환경 만족도인 48.1%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비록 열악한 방음과 채광, 환기, 주거 면적 면에서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은 있으나 기숙사 거주에 비하면 훨씬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학생 수용률이 100%를 넘는 우리대학 특성상 대다수 학생이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지만, 일부 학생들은 더욱 쾌적한 개인 공간을 확보하고자 높은 주거비 부담을 안고 월세방을 찾았다. 생운팀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학원 생활관의 수용 가능 인원 대비 입주율이 70% 내외로 낮다. 최근 1인실에 거주하려는 수요가 증가해 공실을 1인실로 전환하고 있다”라며 수용 가능 인원을 줄이되 1인실을 늘릴 계획을 전했다. 1인실의 증가로 많은 학생의 필요를 충족시킴으로써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고 학교 외부로 나가는 학생들이 감소할 것으로 촉망된다. 다만 최근 대학원아파트 개편으로 인한 강제 퇴사 논란과 더불어 설문조사 결과 일부 학생들이 기숙사 입사 정원에 들지 못했다고 응답한 점을 고려하면 기숙사의 효율적인 활용에 있어 사각지대에 놓인 학생들의 구제 또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 또한 기숙사의 쾌적한 환경 조성과 관리에 더욱 힘쓴다면 학교 안팎에서 고역을 치르는 학생들의 수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