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 문화, 위기를 발판삼아 더욱 발전하길
동문 문화, 위기를 발판삼아 더욱 발전하길
  • 박준우, 이태훈 기자
  • 승인 2021.12.14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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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은 올해로 개교 35년 차를 맞았다. 1986년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며 설립된 후, 그간 괄목할 만한 성장의 역사를 써 내려왔고, 그 결과 작지만 강한 대학,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대학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우리대학을 지탱하는 2만 명이 넘는 동문들이 있었다. 개교 35년 차에 접어들면서 졸업생들은 이제 사회 곳곳에서 어엿한 핵심 구성원이 됐다. 그런 만큼, 동문 네트워크가 차츰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예상치 못하게 코로나19 사태라는 변수가 우리의 삶을 잠식하면서 많은 축제와 행사가 취소됐고, 대학생활과 동문 문화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본지는 우리대학 동문 문화의 현주소와 더불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변화에 대해 취재했다.

학과별 동문 네트워크와 문화
우선 학과 차원에서 동문 관리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산업경영공학과(이하 산경과) △생명과학과(이하 생명과) △신소재공학과(이하 소재과) 행정팀을 인터뷰했다. 세 학과 모두 학과 졸업생의 인적 사항, 신상 등을 지속해서 관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산경과에서는 학과 소식지를 발송하고, 졸업생 동문 대표와 매년 주기적으로 연락을 취하며 선후배 간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등 동문 네트워크를 더욱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세 학과 모두 학과만의 특색이 담긴 동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산경과는 ‘IME Concert’에 동문 선배들을 초청해 근무 경험을 공유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IME Connection’에서는 산경과 구성원들이 모여 한 해 동안의 소식과 활동을 공유하고, 활동 우수자 등 수상자를 선정한다. 생명과는 ‘현대생물학동향’ 수업에 동문 초청 강연을 하거나 홈커밍데이 등을 통해 구성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소재과 역시 5년, 10년마다 홈커밍데이를 개최해왔다. 또 ‘Women in Materials Science’ 행사에 학계 및 산업계 리더로 일하고 있는 여성 동문을 초청해 학과 소속 여학생들과 간담회를 하며 진로 설계 등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많은 핵심 행사를 비롯해 워크숍, 만찬 등 통상적인 대면 활동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생명과 행정팀 박윤희 씨는 “현재로선 새로운 행사에 대한 계획이 없다. 기존에 진행됐던 대면 행사부터 재개될 수 있었으면 한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 혹은 축소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다시 동문 문화가 재개되고 정착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많다. 산경과 행정팀 서현석 씨는 현재까지 진행해 온 행사를 더욱 활성화할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학과 발전 및 비전을 학과 구성원들이 함께 공유하길 기대한다. 이것이 또 다른 시너지를 촉발하는 동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대학 차원의 노력도 확대될 필요가 있다. 동문 네트워크가 대학의 경쟁력 중 하나로 여겨지는 요즘, 소수 정예를 표방하는 우리대학 특성상 상대적으로 네트워크 활성화가 쉽다는 장점을 살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박 씨는 “대학 차원에서의 동문 관리를 통해 관심도를 유도하고, 졸업생을 중심으로 대외 이미지를 높이는 방안이 매우 필요하다고 느낀다”라며 대학과 구성원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소재과 오창선 행정팀장 역시 “동문 관리의 필요성과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동문 네트워크가 체계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라며 대학과 총동창회의 역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총동창회의 동문 관리
총동창회의 활동은 제9대 회장인 이석우(산경 87) 동문이 확립한 세 가지 지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첫째, 우수한 성과를 낸 동문을 총동창회 차원에서 널리 알리고 홍보한다. 총동창회는 2016년부터 매년 졸업식마다 건학 이념에 맞는 우수 졸업생을 선발해 총동창회장상 시상 사업을 해왔고, 추후 올해의 동문상 등 시상과 언론 홍보를 통해 관련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둘째, 동문 간 친목을 도모하고 상부상조한다. 총동창회는 후배에 대한 지원을 위해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왔다. △동문의 밤 △POSTECH Family Day △Linking in POSTECH   △동문 자녀 대상 POSTECH 과학 캠프  △전체 학과 연합 홈커밍데이 △POSTECH Lifelong Academy 등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들이 총동창회 주관으로 서울, 포항 등지에서 이뤄져 왔다. 대학 동문 기업인 모임인 APGC(Association of POSTECH Grown Companies) 활동도 이런 사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위축됐던 각종 오프라인 사업은 내년부터 다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여건이 된다면 내년부터는 학과별로 입학 30주년 홈커밍 프로그램을 정례화하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셋째, 동문의 많은 기부를 통해 모교의 재정 문제 해결에 기여한다. 이번에 출범한 재단법인 ‘포스텍동문재단’은 동문 중심의 기부 활동을 통합 및 체계화함으로써 기부금 모금과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모교의 재정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총동창회 활동은 동문 간의 모임을 전제로 하기에, 코로나19 사태는 총동창회의 활동 전반에 심각한 제약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획 중이던 각종 오프라인 행사는 물론, 동문 기업인 조찬 모임 등 APGC 주관 오프라인 행사들도 전면 취소됐다. 하지만 총동창회는 이사회 등 회의를 온라인 화상으로 대체해 의견 수렴과 정보 공유를 지속했고, 동문재단 설립 건 역시 비대면 방식을 통해 완성해냈다.
현재 총동창회장 박상태(컴공 87) 동문은 “동문 사회를 졸업 이후로 한정해 재학생은 별로 관심이 없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아쉽다”라며 “총동창회는 졸업한 동문과 재학 중인 동문 모두를 포함한 동문 사회를 대표하는 조직이며, 앞으로 재학 시기부터 총동창회의 활동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라고 전했다.

재학생이 바라보는 동문 문화
그렇다면 재학생은 동문 문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영진(무은재 21) 학우는 “입학 전 우리대학은 동문들을 만나면 신경 써서 챙겨준다고 들었다”라며 “대학 외부에서는 우리대학을 서로 끈끈하게 챙겨주는 분위기로 바라보는 것 같다”라고 했다. 또한, “동문 문화가 더욱 발전해서 성공한 동문들에게 학부 때는 어떤 것을 하면 도움이 될지에 대한 조언 등을 받고 싶다”라며 동문 문화의 방향성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한 18학번 학우는 “우리대학 동문이 창업한 회사에서 인턴을 하고 싶어 하는 재학생이 많으므로 이런 회사에서 학부생 인턴 참여의 장을 넓힌다면 재학생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동문은 우리대학을 지탱하는 또 하나의 기둥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동문 문화를 이어가는 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시 한번 재학생과 졸업생 모두가 힘을 합쳐 우리만의 빛나는 동문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힘썼으면 한다. 코로나19 사태를 동문 네트워크를 재정비할 기회로 삼아 한층 성장한 우리대학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