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 목소리] 학생들을 위한 커리큘럼
[지곡골 목소리] 학생들을 위한 커리큘럼
  • 오정민 / 기계 3
  • 승인 2001.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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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기존의 학사과정 커리큘럼과는 완전히 다른 커리큘럼이 시행되고 있다. 2000학년도 입학생들부터는 기존의 141학점보다 20학점 정도가 줄어든 약 120학점을 듣게 되면 졸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부학과에서는 교과목도 상당히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학생들의 우려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복학생들은 141학점을 채워야 하는데 4년간 120학점을 들어야하는 2000학번 이후의 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듣는다는 것이 상당히 버겁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비록 학점수는 줄었지만 그 과목들이 가지는 비중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교과과정 개편에 대한 간담회가 열렸다. 학생들의 질문은 ‘1999학번까지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고 졸업할 수 있는가?’로 귀결되었으며 학교측의 답변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도록 철저히 준비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간담회는 학생들이 느끼기엔 일방적인 발표회였다. 그 때 학생들이 건의했던 내용 중 지금 받아들여진 부분은 거의 없으니 말이다.

이번 학기 초, 학과에 따라 편차는 달랐지만 2000년 이전 입학생들의 수강신청에 적지않은 혼란이 빚어졌다. 내가 속한 기계공학과의 경우는 그 혼란이 상당히 심했다. 2학년 전공필수과목으로 개설된 한 과목이 기존의 전공필수과목 세 과목이 합쳐진 과목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또한 명확하지 않은 것이 2000학번 커리큘럼에도 이 과목은 두 과목이 합쳐진 과목으로 설명이 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쯤 되면 2000학번 학생들은 물론이거니와 군입대 휴학 후 복학한 학생들이 상당히 당황스러워 할만 했다.

하지만 수강신청 정정기간 동안 학점처리가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해서 어디에서도 속시원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작년의 경우 바뀐 커리큘럼이 1학년 과목에만 적용이 되었기 때문에 학사관리팀 등에서 여러 가지 경우에 대한 대안을 준비하였지만 학과별로 2학년 전공과목이 개설된 올해는 정말 속수무책인 것 같다. 그 과목의 경우 개강 후 2주 정도가 지나서야 갈피가 잡히기 시작하여 지금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듯 하지만 강의실에서는 거의 독립적인 두 개의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실정이다. 나머지 한 과목은 실험으로, 공지된 강의시간이 아닌 저녁시간대에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매학기 마다 비슷한 해프닝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학과마다 새롭게 바뀐 커리큘럼에 대해-특히 1999학번 이전의 수강생들의 문제- 많은 신경을 써야할 것이며 학사관리팀 등에서 이런 부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그에 대한 해결방안을 문서화하여 학생들에게 알려야만 이번 학기와 같은 혼란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