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녹아드는 서비스 로봇
일상에 녹아드는 서비스 로봇
  • 소예린, 탁영채 기자
  • 승인 2021.10.12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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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용품을 배달하는 AI 호텔 로봇(출처: KT 홈페이지)
▲호텔용품을 배달하는 AI 호텔 로봇(출처: KT 홈페이지)

우리의 일상에 점차 로봇이 들어오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로봇’을 검색하면 수많은 기사와 제품이 쏟아져나온다. 최근에는 주문한 물건을 가져오거나 음식을 전해주던 사람이 줄어들고, 배송 로봇과 서빙 로봇이 빈자리를 대체해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뉴노멀(New Normal)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제는 비대면 서비스가 일상이 됐기 때문이다. 배달이나 안내처럼 사람을 직접 대면할 수밖에 없는 업무를 대신 수행할 해결책으로 서비스 로봇이 주목받고 있다.
서비스 로봇은 개인 및 가정용 서비스나 전문 분야에서 보조용으로 사용되는 로봇을 말한다. 개인 서비스 로봇은 △청소 △교육 △오락 등에 사용되며, 전문 서비스 로봇은 △의료 △국방 △건설 등에서 활용된다. 전문 서비스 로봇으로는 검사 및 유지보수 로봇과 물류 로봇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3월, 시장 조사 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는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가 2019년 약 37조 원에서 2024년 146조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해외에서 서비스 로봇을 활용하는 사례는 쉽게 찾을 수 있으며, 국내에서도 SKT, KT, LG유플러스로 대표되는 이동통신 3사에서 서비스 로봇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호텔리조트 업계는 서비스 로봇을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KT의 AI 호텔에서 투숙객은 스크린 터치와 음성을 통해 객실 내 조명을 조절하거나 음악을 선곡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기기 조작과 같은 단순 업무뿐 아니라 간단한 호텔 안내나 쇼핑, 신단 예약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율주행 배달 로봇 또한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7월 배달의민족에서는 서울 종로구의 디타워 광화문에서 자율주행 배달 로봇인 딜리를 활용한 배달 서비스인 ‘딜리타워’의 정식 운행을 시작했다. 카페 직원이 딜리의 몸통에 음료를 넣으면 딜리가 최적 경로를 찾아 이동하며,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기도 한다. 배달의민족은 딜리타워 서비스를 점차 확대할 계획을 밝혀, 미래에는 전국 곳곳에서 서비스 로봇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자아낸다.
해외에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 로봇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재고 관리와 물류 분야에서 상당히 앞서있다. 슈퍼마켓용 로봇 업체인 ‘심비 로보틱스(Simbe Robotics)’의 서비스 로봇 ‘탤리(Tally)’는 선반을 모니터링해 재고를 파악하고, 어디에 어떤 상품을 채워 넣어야 하는지를 직원에게 알려준다. 자동식별 로봇 생산 업체인 ‘지브라 테크놀로지스(Zebra Technologies)’의 서비스 로봇 ‘스마트사이트(SmartSight)’는 기계학습과 컴퓨터 비전 기술을 이용해 낮은 재고량이나 가격 책정 오류와 같은 문제들을 찾아낸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Walmart)’의 경우, 온라인 주문량이 증가함에 따라 ‘알파봇(Alphabot)’이라는 서비스 로봇을 도입했다. 아직 서비스 로봇의 적용은 초기 단계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비대면 산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재고 및 물류 분야 외에도 음식점 서빙, 이물질 및 위험 감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 로봇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국내에서도 로봇 산업을 성장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대구의 테크노폴리스에 최종 선정된 ‘국가로봇테스트필드 혁신사업’은 2029년까지 서비스 로봇 규제 혁신을 위한 인증 체계 및 실 환경 기반의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한다. 해당 사업은 서비스 로봇 신시장 창출 및 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총사업비 3,000억 원을 들인 대형 국책사업으로, 서비스 로봇 공통기반기술 개발에 1,400억 원을, 로봇 데이터 센터 구축 및 테스트 필드 구축에 1,600억 원을 지원한다. 서울시는 올 하반기에 시민 체감 사물 인터넷 시범 사업을 진행한다. 자율주행 AI 로봇이 △한강공원 △청계천로 △어린이대공원 △과천대공원 일대 야외 공공장소를 순찰하며 비명, 사이렌 같은 음향을 인지하거나, 열 감지 기술로 화재 사고 상황을 인식해 관계기관에 정보를 전달한다. 아울러 공공시설에 비대면 생활 방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공지능 로봇 역시 도입될 예정이다.
정부 부처와 관련 산하 단체에서 서비스 로봇 및 지능형 로봇 산업에 지속적인 지원 계획을 밝히고 있다. 혁신적 신기술을 자유롭게 테스트할 수 있도록 규제를 유예 또는 면제해주는 제도인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지난 1년간 국내 자율주행 배달 로봇과 같은 ‘스스로 움직이는 무인 이동체’에 대한 여러 규제가 일시적으로 철거됐다. 이를 통해 더 혁신적이고 다양한 로봇과 서비스가 시장에 출시될 전망이다.
먼 미래라고 생각했던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세상이 다가왔다. 소비자, 투자자, 정부와 함께 국내 로봇 산업의 시장 확대가 긍정적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