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목소리] 우리는 한 집에 살고 있었습니다
[지곡골목소리] 우리는 한 집에 살고 있었습니다
  • 김성남 / 화학 00
  • 승인 2003.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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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축제의 모토는 ‘Full-house 3127!’. 모토에서 드러나듯이 모두가 함께 참여 할 수 있는 축제가 기획되었다. “‘참여’라는 것이 단순히 축준위에서 준비한 행사를 즐긴다는 것이나 혹은 많은 관객동원 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뭐든지 축제의 행사 속에 함께할 수 있다면 참여하는 것이다.” 라는 축준위원장의 인터뷰 내용에서 축제에서의 참여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다.

올해 축제의 특징은 장터 문화였다. 매니아의 보드 게임 까페, 타로 점 까페, 솔로 까페, 말림이 오락실, SFC의 추억은 방울 방울, 아폴로 빠빠오를 맛볼 수 있었던 부스, 빵굽는 소녀, 꽃집과 함께 배달 업체들의 부스가 마련되어 장터가 형성되었다. 이전에 축제 기간에 덩그러니 대 무대만 설치 되어있을 때와는 아주 다른 축제의 분위기가 느껴졌고, 부스 사이의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내가 축제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가 있었다.

저녁 공연에서도 난타 공연, 마술 쇼, 프로게이머 초청과 댄스 공연, 공연 동아리들의 공연이 적절히 어울려 잘 구성되었다. 특히, 늦은 시간이었지만 프로게이머의 실력을 보기 위해 끝까지 기다리던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축제에 학생들의 관심거리를 녹여 낸다면, 참여는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주점(밤) 문화에 치우쳐져 있던 공대의 축제가 Full-house라는 이름 아래에 낮과 밤이 조금은 균형을 이룬 것이 이번 축제의 가장 큰 성과였다. 때문에 낮에 방황하던 학생들이 참여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안방만 크게 만들던 축제가 거실, 부엌 등 어느 정도 구조를 갖추게 되었다. Full-house라는 이름에 걸맞게 그 기능을 회복한 것이다.

이제 내년 축제를 위해 몇 가지를 제안해 보고자 한다. 우선 올해, 만들어졌던 장터 문화를 통해 축제거리가 계속해서 만들어졌으면 한다. 또한 그 거리에서 공연동아리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대 무대나 혹은 정해져서 많은 관객들이 모이는 시간이 아니라, 몇 명의 관객을 두고서라도 수시로 공연을 부탁하고 싶다. 물론 공연 동아리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기타를 메고서 혹은 자신의 취미를 가지고 나올 수 있다면 더더욱 좋다.

또한 밤 주점 운영시간을 새벽 4시까지로 제한하여 주점에 참여했던(주점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이다) 낮 12시 이후로 시작되는 장터 거리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축준위에서 기획했던 길거리강연 등을 우리 학교 강사들도 좋지만, 유명 개그맨 등을 초청하여 함께 웃고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또한 과에서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주점의 목적이 단지 얼마 되지 않는 수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학과협이나 총학에서 주도해 가난한 자를 돕는 기금, 통일 기금 마련등 목적있는 주점이 운영된다면, 지성인다운 모습이 아닐까 제안해 본다.

‘포항공대 스타일’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는 변할 때다. ‘Full-house 3127!’. 우리는 한 집에 사는 사람들이다. 이것을 기억시켜 주는 축제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