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목소리] 강의평가는 공개되어야 한다
[지곡골목소리] 강의평가는 공개되어야 한다
  • 최윤섭 / 컴공 01
  • 승인 2003.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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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자신의 바람직한 학업 활동을 위해서 각자에게 맞는 강의를 선택해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고, 이를 위해서는 먼저 강의 평가 공개가 선행 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 학교에서는 학기 말에 강의 평가 후에야 성적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소위 ‘강의 평가 의무제’를 시행 중이고, 이번 학기 강의평가도 포시스에 공지되었다. 타교와는 달리 매우 다양한 평가 문항과 전공/실험/교양 등의 다른 양식의 평가지에 대한 모든 학생들의 강의 평가를 의무화 하고 있다는 사실은 강의 평가라는 제도에 대한 중요성을 구성원 모두가 인식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하지만 평가 후 결과는 비공개에 부치는 평가 제도가 단순히 형식적인 관례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 많은 학생들의 생각이다.

강의 평가 공개라는 사안에 관해서는 예전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수업의 독립권 침해, 교권 탄압, 평가하는 학생들의 불성실한 자세 등이 강의 평가 공개의 반대를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이유가 되어 왔다. 이러한 강의 평가 공개의 부작용들은 학생들의 주인 의식과 면학 풍토가 자리잡고 있으며 교수와 학생간의 신뢰가 탄탄한 우리 학교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매년 학생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베스트 티쳐를 뽑고 있는 이화여대의 경우 5점 만점에 4점 이상을 획득하는 고득점 교수들이 대부분 수업 준비가 성실하고 엄격하며 과제가 많기로 소문난 교수님들이라는 것이라는 사실이 강의 평가의 객관성 여부라는 문제에 있어 시사하는 바는 크다.

다만 수강 평가의 결과를 공개하는 방식이나 그 수위에 관해서는 추후 자세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공개가 학교 당국에서 이루어질 것이냐 아니면, 총학생회와 같은 학생 대표단체에 의해서 이루어질 것이냐는 문제, 관련 설문 문항의 어느 정도까지 공개되어야 하는 등의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또한 지난 3월 서울대 총학생회가 발표한 것처럼 수강 평가에 관해서 자체적으로 의견을 모은 뒤에 객관적이라고 판단 되는 자료들을 모아서 공개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도 있다.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을지는 교수와 학생 상호간의 토의를 거쳐 결정해야 하겠지만, 현재의 유명무실한 강의 평가 제도가 제 역할을 다 하여 근본적으로 학교 발전에 이바지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