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목소리] 기숙사 도난 문제 탈출구는 없는가
[지곡골목소리] 기숙사 도난 문제 탈출구는 없는가
  • 한무성 / 신소재 97, 전 기자회장
  • 승인 1970.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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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기숙사의 도난 문제가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얼마 전 외부인 도둑이 새벽 시간에 기숙사의 전동을 돌면서 지갑을 훔치는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 도난을 당한 피해자만 해도 상당수다. 남자 동의 경우 24시간 개방에 누구든지 드나들 수 있도록 기숙사의 치명적인 단점을 이용한 도난이라고 할 수 있다.

카이스트의 경우 학부생 동은 우리 학교와 환경은 비슷하지만 7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관리가 용이하고 대학원생 동은 카드키등 보안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다. 그 외의 학교는 매일 검열이 존재하고 철저하게 출입이 통제된다. 우리 학교는 23개의 건물과 25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거의 전국 최대 규모의 기숙사임에도 보안 시스템의 미비와 턱없는 인력난으로 도난을 자초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기숙사의 도난을 근절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것일까? 우선 내부적 변화와 외부적인 시설을 도입하는 방법이 있겠다. 내부적으로는 각 동에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알고 지내면 어디에 누가 사는지 안다면 내가 모르는 사람이 나타났을 때 그 사람에게 우선 누구인지 물어보고, 그 수상한 사람이 내가 아는 사람의 방에 들어가는 것을 본다면 일단 의심하고, 그 사람을 추궁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현재 상황에서는 실현이 힘들겠지만 영어 생활동처럼 특성화동이 확대된다면 동 사람들이 지금보다는 서로 친숙할 것이고 동의 화합도 달성될 것이다. 시일도 많이 걸릴 뿐더러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생각되지만, 추천하고 싶고, 지향해야 될 방안이라 생각된다.

외부적인 방법으로는 각 동마다 카드키 시스템을 도입하여 여자동처럼 외부인의 출입을 봉쇄시키는 방법이 있다. 아니면 동마다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여 도난 사건이나 각종 사고가 일어났을 때에 대비하는 방법이 있다. 필자가 알기로는 전동에 카드키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에 5억이 소요된다고 들었다. 학교에서는 재정이 확보되지 않았고, 우선 사업을 위해 당장 쓸 돈이 없다고 말한다. 만약에 정신병자가 기숙사에 들어와 살인 사건이라도 벌인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학교에서는 미리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서 혹시나 있을 큰 문제를 대비해야 한다.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복지와 안전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학교측에서는 심각히 인식해야 한다.

우리의 안전은 우리가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내부의 시스템이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홍보나 교육은 의미가 없다. 각 동마다 게시판에 효자 파출소에서 붙인 전단지를 봤다. 자신의 소지품 관리를 잘하고 문단속을 잘하라는 내용이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개인의 노력은 한계가 있다. 또한 기자회의 노력에도 한계가 있다. 이제는 학교의 결단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