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목소리] 끊임없는 반성과 변화 필요한 명예제도
[지곡골목소리] 끊임없는 반성과 변화 필요한 명예제도
  • 고재필 / 수학 00
  • 승인 2002.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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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에 명예제도 준비 위원회가 구성되고 명예제도 제정이 추진된지도 벌써 8개월이나 되었다. 하지만 학교생활 특히 명예제도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학업 생활에 특별히 변한 점은 별로 없어 보인다. 가끔씩 보이는 ‘나의 명예’라고 쓰인 작은 뱃지나 곳곳에 붙은 초안 발표 공고를 제외한다면 말이다.

나는 모두에게 명예제도를 즐기자고 말하고 싶다. 지금의 명예제도 제정이 추진되어가는 모습은 즐기는 모습에 가까운 것 보다는 명예제도는 준비위원회만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특히 명예제도에 536명의 학교 구성원이 지지서명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명예제도 홈페이지에는 위원회 이외의 사람이 쓴 글은 4개에 불과하다. 잘 만들어진 명예제도로 잃을 뻔한 자신의 명예를 찾을 수도 있고, 반대로 잘못된 명예제도로 인해서 자신의 명예가 더럽혀 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반응은 ‘강 건너 불구경’이다. 좀 더 명예제도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그리고 능동적으로 바라보길 기대한다.

또 하나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너무 소극적인 준비위원회의 태도이다. 예전에 한동대 정문 옆에서 본 ‘honor code’라 적힌 플랜카드와 며칠 전 본 한동대의 명예제도 특별 신문에서 지속적으로 명예제도의 제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지만, 현재 우리학교에서 그런 느낌을 받기는 힘들다. 지속적인 느낌보다는 위원회 발족, 지지서명, 초안 발표 그리고 간담회 각각의 행사 때만 ‘반짝’ 한 느낌이 더 강하다. 지속적으로 구성원의 공감대를 만들어가고 거기에서 명예제도라는 것을 완성해 나가는 모습이 필요한 것 같다.

또 하나 느끼는 점은 명예제도가 학생만의 명예제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른 구성원들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학생들의 학교생활이라는 것이 학생들 위주이기는 하지만 학생들만으로 이루어 진 것은 아니다. 학생들이 자신의 명예를 잃어가고 있고 그 이유가 학생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이유 예를 들면 너무 과도한 로드라던가, 교직원의 방관 등에 의한 것이라면 이는 시정되어야 한다.

만약에 먼 훗날 동아리 홈커밍데이 같은 행사로 학교에 들러 나와는 먼 후배들을 만났을 때, 그 후배들이 명예선언을 한 사실에 대해서 자랑스러워하고, 학교생활 곳곳에서 명예 선언이 지켜지는 모습을 나에게 이야기 해준다면, 나는 내 자신이 그런 모습이 아니었던 것에 매우 부끄러워하면서도 후배들이 너무나도 대견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이러한 모습이 나의 명예제도에 대한 꿈이다. 나의 꿈이 꿈으로만 남지 않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이 모습이 나만의 꿈이 아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