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목소리] 계절학기 수강신청 개선 안되나
[지곡골목소리] 계절학기 수강신청 개선 안되나
  • 최윤섭 / 컴공 01
  • 승인 2002.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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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2002학년도 겨울학기 수강신청이 이루어졌다. 계절학기 수강신청은 학기 수강 신청과 마찬가지로, ‘선착순’의 원리에 토대를 두고 공정하게 수강신청을 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학생 자신들의 성숙하지 못한 의식과 학교 당국의 불충분한 노력으로 공정한 수강신청의 의의가 훼손되고 있다.

수강신청을 받았던 13일 오후, 포스비의 스크래치 보드 뿐만 아니라 어나운스 보드에 까지 ‘무슨 과목을 넘겨주실 분’, ‘과목을 교환하실 분’ 등의 글들이 올랐다. 물론 자기가 듣고 싶은 인기 과목의 정원이 차버려서 차선으로 생각 했던 과목을 신청하고 나중에 다른 사람과 교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수는 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몇몇 사람들이 그 ‘교환’을 노리고 원하지 않는 과목을 미리 선점해 두는데 있다. 이렇게 되면 자연히 공정한 수강신청의 의의가 훼손될 수 밖에 없다. 과목의 ‘교환’이 불가능 하면 그냥 수강을 취소해 버리면 그만이라는 태도에는 자기 중심적인 이기주의가 그대로 드러난다. 이 때문에 졸업학점 이수 등으로 계절학기 수강이 꼭 필요한 사람이 수강을 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점이 야기될 수 있다.

그렇다고 선착순의 의미를 지키는 데는 학생들만 소홀한 것이 아니다. 구성원의 의식이 변하려면 그에 걸맞는 제도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여태껏 수강 신청에 대한 문제가 수없이 제기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당국의 획기적인 개선 노력은 엿보이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이번에 논란이 되었던 멀티 로그인 금지의 문제가 있다. 다중 접속으로 인해 걸리는 서버의 과부하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 본래의 목적이었지만, 시스템상의 문제로 인해 로그인을 하다가 실패한 경우에도 벌써 다중접속을 했다는 메시지가 뜨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그리고 다중 접속을 미리 공지하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

그리고 계절학기의 수강 취소가 너무 쉽다는 것도 학생들의 원하지 않는 과목의 선점과 손쉬운 수강 포기 결정을 부추기고 있다. 수강료를 내지 않으면 자동으로 신청이 취소 되고 남는 자리는 다시 e-메일을 선착순으로 받아 보충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학생들의 수요를 고려하지 않는 학교측의 일방적인 수강정원 제시에 있다. 일부 외국어 과목이 학기 중에 미리 수요조사를 한 것처럼 개설 과목을 정하고 수요조사를 한 다음에 그에 따라 분반을 늘리거나 줄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계절학기 강좌의 대부분이 교양 과목인 것을 고려해보면 부족한 교육인력은 외부강사 초빙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