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목소리] 공고의 범람, 대책은 없는가
[지곡골목소리] 공고의 범람, 대책은 없는가
  • 주원철 / 화공 3
  • 승인 2002.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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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첫 학기가 시작한지도 한 달이 다되어간다. 신입생환영회, 동아리 부원 모집공고, 엠티공고 등 곳곳이 공고의 천국이 되어버린 듯한 기분이다. 저마다 자신들의 공고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독특한 디자인, 특이한 색의 공고들을 만들고, 보다 사람들에게 잘 보이는 곳에 붙이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그런데 그렇게 서로 앞다투어 자신들의 공고를 강조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상식을 벗어나는 공고들도 눈에 띤다.

공고(公告)의 사전적 정의는 ‘세상에 널리 알리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교내에 붙어 있는 공고들을 보고 있으면, 과연 저것이 사실을 알리기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종종 있다. 바람에 찢겨져 휘날리고 있는 공고는 많으나 찢어진 공고를 정리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며칠이고 방치된 채,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색다름을 추구하다 못해, 처음 들어보는 듯한 언어파괴의 공고도 가끔씩 눈에 띈다. 또한 공고를 붙일 장소에 대한 경쟁이 치열 하다 보니, 한 곳에 같은 공고로 가득 차 있는 광경도 보인다.

물론 자신들의 공고내용을 사람들에게 잘 알리기 위해, 그런 방법을 취한 것에 대해 이해는 하지만, 학교에는 많은 단체가 존재하고 모든 단체가 양보 없이 자신들의 공고만을 위해 도배라는 방식을 취한다면 그건 분명 평등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거기에 교회들의 많은 광고까지 가세를 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글이 PosB의 postechian보드에 오르기도 했다. ‘게시기간을 명시 했음에도 교회의 광고가 자신들의 공고를 떼어 내고 붙어있더라’라는 것이 그 시작이었는데, 당사자들간의 on-line상을 통한 대화로 어느 정도 해결은 된 듯하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불협화음은 존재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16대 총학생회가 발 빠른 대응으로 공고에 대한 규정을 정하고 명시한 점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 공고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명시함으로써 불필요한 갈등을 없애려는 총학생회의 행동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들의 참여이다. 규정이 마련되었다고 해도, 지켜지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공고는 어디까지나 사실을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여야 함을 인식함과 함께, 다른 사람들을 배려할 줄 아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또한 총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에서는 3월이 공고가 가장 많이 쓰이는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여 공고를 붙일 수 있는 패널의 임시 설치, 그리고 보다 근원적인 게시판의 추가 설치 등의 대책에 대해 고려하고 시행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