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목소리] 새로운 기숙사 문화를 위해
[지곡골목소리] 새로운 기숙사 문화를 위해
  • 김용진 / 신소재 3
  • 승인 2002.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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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는 학생 수가 타 대학에 비해서는 현저히 적기 때문에 다른 대학에 비해서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적다고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학생 전체가 기숙사에서 같이 생활을 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학교 내에서 자신 스스로 사람들을 만나 ‘기숙사 문화’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은 타 대학에 비해서 월등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모든 일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기숙사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역시 가능성 이외의 다른 요인이 필요합니다. 기숙사에서 ‘나 홀로 편하게 살아가야지’하고 마음 먹어도 기숙사에서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 온 사람들과 같이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살아가려면 우선 어떤 사람과 같이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첫걸음으로 자기가 사는 옆방에 누가 사는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자기가 생활하는 방식과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계속 된다면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기숙사에서 하나의 커다란 공동체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기숙사에서 새로운 문화가 싹틀 수 있는 최소한의 배경이 마련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학우가 기타를 연습해서 조그마한 콘서트를 열고 싶다고 하면 동 게시판에 공고를 하고, 그 공고를 보고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그 콘서트에 관객으로 참여할 것입니다. 어떤 학생은 자신이 그린 그림을 기숙사 휴게실에 걸어보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조그마한 움직임들이 커다란 공동체에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작은 시도가 될 것입니다. 그 속에서 문화가 살아 숨쉴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런 문화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 짧은 시간안에 쉽게 이루어진다고 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시도해보고 이렇게도 고쳐보고 저렇게도 생각해보는 과정도 역시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숙사 문화는 우리 모두가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