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목소리] 아쉬움 속의 새내기 새배움터를 마치면서
[지곡골목소리] 아쉬움 속의 새내기 새배움터를 마치면서
  • 문준영 / 물리 4, 새터 준비위원장
  • 승인 2002.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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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의 2002학년도 새내기 새배움터(새터)가 끝났다. 마지막 날 뒷정리를 하고 78계단을 내려오는데, 그동안 기획하고 준비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그동안 새터준비위원(새준위) 서른 다섯 명, 준비를 함께 하면서 서로 참 정도 많이 들었는데. 새터는 모두 끝났는데 이제 이들과 다시 모일 일이 없다는 게 아쉽다.

어울림 한마당이 끝나고 불꽃이 하늘에서 터지면서 우리가 준비했던 모든 행사들이 끝났을 때 참 가슴이 두근거리고 흥분되었었다. 그 속에서 느꼈던 것은, 그 두근거림과 함께 ‘준비했던 행사들이 무사히 끝나는구나’하는 안도감, 왠지 모를 우울함, 그리고 아쉬움이 교차하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물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새터 그 자체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새터의 목적이란, 새내기들의 서먹서먹한 인간관계에서 그 서먹서먹함을 ‘추방’함과 함께, 우리학교를 직접 체감하게 하고 학교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전해주어 도움이 되도록 하는 거라 생각한다. 그 소기의 목적을 잘 달성했던 것일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새내기 환영의 밤’ 이나, ‘장기자랑’이 그 서먹서먹함을 추방하는 데에는 일조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여기에는 밤마다 분반의 선배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무엇보다 큰 기여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려했던 점은 밤에 모였던 시간의 술자리들이 너무 과하여 다음날 행사에 참여하는데 지장이 생기지는 않을까, 꽃동네에 갈 때쯤 되면 지치지는 않을까, 그리고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한편, 새내기들이 새터가 끝나갈 때쯤 지친다면, 그것은 빡빡한 새터의 일정 또한 한 이유가 될 것이다. 새터의 마지막 3일간은 충북 음성의 꽃동네로 이동하여 봉사활동을 하면서 보냈다. 대학에서의 생활 중에 이렇게 봉사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의미 있는 시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간을 새터의 일부로 편성하려 하니, 새터의 전반적인 일정이 너무 빼곡하게 짜여지게 되어 버렸다.

이렇게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문제는 여러 가지 이유들 때문에 전년도 여름 정도까지는 결정이 되어야 한단다. 올 겨울 새준위들이 준비를 하면서 이미 결정이 된 많은 내용들로 인해 기획에 제약이 따르게 되었고, 여기서 또 아쉬움을 남겨야 했다.

어떤 것이라도 준비를 하고 마쳤을 때에는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겨우내 준비했던 새터를 끝내는 불꽃놀이를 보는 두근거렸던 순간에도, 한 켠에 아쉬움이 남았던 것은 당연한 일 인거 같다. 근데 이렇게 아쉬웠던 마음이 그냥, 아쉬움으로만 남아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지지 말았으면 좋겠다. 아쉬웠던 마음들이 모아져서 다음과 그 다음 새터에 계속 이어지면서 더 좋아지고 나아졌으면 좋겠다. 새터 파이팅! 그리고 정말 고생하며 새터 준비했던, 그리고 앞으로 준비할 새준위 여러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