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가는 학생사회에 ‘안녕들 하십니까’
무너져가는 학생사회에 ‘안녕들 하십니까’
  • 국현호, 이신범 기자
  • 승인 2019.03.2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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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대 총학생회장단 후보 공약 발표회 모습
▲제33대 총학생회장단 후보 공약 발표회 모습
▲우리대학 총학생회장단 투표율. 2016학년도에는 6년 만에 경선이 이뤄졌다
▲우리대학 총학생회장단 투표율. 2016학년도에는 6년 만에 경선이 이뤄졌다

선거(選擧)란, 선거권을 가진 사람이 공직에 임할 사람을 투표로 뽑는 일을 말한다. 이는 보통 투표 활동을 수반하는데, 이 과정에서 유권자는 후보자의 공약을 분석해 특정 선본을 지지하거나 기권함으로써 의사표시를 하게 된다.
우리대학은 총학생회칙에 따라 △단일 후보자인 경우, 유권자 3분의 1 이상의 투표 그리고 투표자의 과반수 찬성 △복수 후보자인 경우, 유권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의 4분의 1 이상의 지지를 얻은 최다 득표자를 당선인으로 인정함으로써 당선인에 대해 최소한의 정통성을 인정하고 있다. 투표율은 2019학년도 총학생회장단 선거를 제외하고, 지난 8년간의 선거에서 모두 50%대를 기록했다. 연세대의 경우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진 경우를 제외하고 지난 8년간 평균 투표율은 53%였으며 고려대의 경우 39%였으므로, 우리대학 투표율은 어느 정도 준수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으나, 유권자의 규모를 고려했을 때는 한참 모자란 수준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복수의 후보자가 출마해 경선이 이뤄졌던 다른 대학과는 달리, 우리대학은 근 10여 년간 두 후보가 출마했던 2015학년도 선거를 제외하고는 단독 후보가 출마해 당선되는 경우만 있었다. 또한, 투표에 앞서 공약에 대한 후보자들의 설명을 듣고 질의할 수 있는 ‘후보자 공청회’는 일반 학우들의 참여는 저조하고, 소수의 관계자만 참석한 채 진행되는 형식적인 선거 시행 절차로 전락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우리대학 A 학우는 “학교생활을 하다 보면 수많은 과제와 외부 활동에 치여 살게 돼요. 다른 일로 바빠서 유권자로서 선거 활동에 참여할 시간도 없고, 까먹거나 귀찮다는 것도 한 가지 이유일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총학생회 선거 활동에 대한 자기 생각을 이야기했다.

쌓여가는 무관심, 그 결과는

학생 사회에 대한 무관심의 문제점은 총학생회장단 선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여러 행사를 학생들이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준비위원회 체제를 도입하고 있다. 준비위원회를 꾸려나가기 위해서는 준비위원장이 필요한데, ‘POSTECH-KAIST 학생대제전(이하 포카전)’, ‘해맞이한마당’, ‘새내기새로배움터’ 등 대표적인 행사를 운영할 위원장에 지원하는 학우가 없어 연장모집을 하거나, 어쩔 수 없이 총학생회의 산하 단체 구성원이 위원장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4년간 위원장의 연장모집 횟수는 △축준위 2018년, 2017년, 2016년으로 총 3번 △포준위 2017년으로 총 1번 △새준위 2015년으로 총 1번이었다. 해맞이한마당의 경우 우리대학 학우들이 즐기는 축제이지만, 거의 매년 준비 위원장이 나오지 않아 연장모집 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대학 선거, 무엇이 문제인가

▲제33대 총학생회장단 단일 후보 선거 찬성 이유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제33대 총학생회장단 단일 후보 선거 찬성 이유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제33대 총학생회장단 단일 후보 선거 미참여 이유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제33대 총학생회장단 단일 후보 선거 미참여 이유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항상 단일후보가 등장하는 우리대학 총학생회장단 선거의 문제점은 다른 곳에서도 드러난다. 이번 달 본지에서 진행한 설문 조사(참여자 총 62명)에 따르면, 2019학년도 제33대 단일 후보 선거에서, 후보자의 당선에 찬성한 투표자 중 81.1%가 ‘총학생회장단은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해서’를 그 이유로 골랐다. ‘총학생회장단의 공약이 마음에 들어서‘라는 이유는 10.8%에 불과했다. 우리는 투표로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대표자를 뽑는다. 출마한 대표가 자신의 목소리를 잘 대변해 준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데 찬성을 하는 현 우리대학의 총학생회장단 선거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또한 낮아져 가는 투표율에 대한 대책을 빠르게 세우지 못하고 있는 우리대학의 시스템도 문제가 있다.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가 ‘까먹거나 귀찮아서’(33.3%), ‘다른 일로 바빠 투표할 시간이 없어서’(19%)라는 이유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런 유권자들도 투표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조속히 시스템 개편을 검토해야 한다. 이미 다른 몇몇 대학은 전자 투표제 도입과 같은 방법으로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후보자들 관심마저 잃은 학생사회, 과연 그 미래는?

▲‘현 총학생회장단에서 내세온 공약을 알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의 설문 조사 결과
▲‘현 총학생회장단에서 내세온 공약을 알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의 설문 조사 결과
▲‘현 총학생회장단이 선거 운동에 들인 노력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의 설문 조사 결과
▲‘현 총학생회장단이 선거 운동에 들인 노력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의 설문 조사 결과

 

설문 조사에 따르면 ‘현 총학생회장단에서 내세운 공약을 알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오직 35.5%만이 ‘예’라고 답했다. 또한 ‘현 총학생회장단이 지난 2018년에 진행한 선거 운동에 들인 노력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5점 만점에 평균 2.85점을 줬다. 유권자들이 자신들의 공약을 잘 기억할 수 있도록 홍보하는 것은 총학생회장단 후보자의 책무다. 선거 운동은 그런 목적을 달성하고, 후보자의 당선에 찬성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행사다. 그런 점에서 이번 총학생회장단의 선거운동은 목적을 제대로 달성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
공약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자. ‘현 총학생회장단의 공약이 우리대학의 문제를 잘 인식하고 있는 공약이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평균 3.77점을 줬다. ‘현 총학생회장단의 공약이 이전 총학생회장단들의 공약보다 참신했다고 생각하십니까?’에는 평균 3.32점을 줬으며, ‘현 총학생회장단의 공약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어떻습니까?’에는 평균 3.82점을 택했다. 공약에 대한 평가는 그래도 긍정적이었다. 모든 항목이 절반 이상의 점수를 받으며 ‘나쁘지 않은 공약’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줄어가는 유권자의 관심만큼, 후보자들 또한 선거에 무심해지고 있다. 이것은 비단 우리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세대의 경우 지난 2016년 11월 선거에 선본이 출마하지 않아 총학생회장단 투표가 무산된 적이 있다. UNIST의 경우에도 최근 5개년 총학생회장단 선거에 4번이나 단일 후보만 출마했다. 이외에도 많은 대학이 진통을 겪고 있다.
학생 사회도 민주주의 사회의 일부다. 혹자는 흔히 말하는 ‘스펙’도 되지 않는 일에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 사회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고, 더 나은 변화를 꾀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다. 이에 대한 관심이 약해진다는 것은, 우리의 권리를 포기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유권자와 후보자를 포함한 ‘우리’가 주도하려 하지 않는 학생사회는 정체될 것이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다양한 혜택들은 모두 학생사회 활동에 대한 결과물이다. 꺼져가는 학생사회의 불꽃, 정말로 사그라지기 전에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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