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의 눈물 위에 지어진 범죄 조직, ‘웹하드 카르텔’
피해자의 눈물 위에 지어진 범죄 조직, ‘웹하드 카르텔’
  • 국현호 기자
  • 승인 2018.12.12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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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공개된 양진호 회장의 전 직원 폭행 영상, 양진호 회장은 웹하드 카르텔로 쌓아올린 재력을 이용해 이와 같은 '갑질'을 자행했다(출처: 뉴스타파)
지난 10월 공개된 양진호 회장의 전 직원 폭행 영상, 양진호 회장은 웹하드 카르텔로 쌓아올린 재력을 이용해 이와 같은 '갑질'을 자행했다(출처: 뉴스타파)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인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충격적인 민낯이 드러났다. 지난 10월 30일, 2015년 4월 8일에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전직 개발 직원을 폭행한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뉴스타파에 의해 공개됐다. 영상 공개 이후 양진호 회장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런데 이후에 양진호 회장이 이외에도 △회사 워크숍에서 직원들에게 활로 닭을 맞혀라 강요 △아내와 불륜 행위를 했다고 의심해 대학교수 폭행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직원들에게 비비탄 총 발사 등 일반인이 상상하기도 어려운 악행들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일각에서는 양진호 회장의 행동들이 비인간적인 것을 떠나서, 도대체 양진호 회장이 어떻게 아무런 제지 없이 저런 행위를 저지를 수 있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그리고 곧 경찰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그 엄청난 권력은 ‘웹하드 카르텔’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카르텔은 시장 독점을 목적으로 한 기업 결합을 의미하며, 중남미를 중심으로 마약을 공급하는 범죄조직들을 뜻하기도 한다. 이번 웹하드 카르텔은 후자의 의미에 가깝다. 양진호 회장은 단순히 웹하드 시장의 독과점을 바란 것이 아니라, 불법 음란물을 어떠한 제재 없이 마음껏 유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고자 했다. 이는 불법 조직이 마약 유통을 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여기에는 크게 △웹하드 업체 △불법 음란물 헤비 업로더 △불법 음란물 필터링 업체가 속해 있다. 불법 촬영물 피해자들을 위해 인터넷에서 관련 영상들을 삭제해준다는 디지털 장의 업체도 한통속인 경우도 있다.
이들의 수익구조를 알아보자. 먼저 불법 음란물을 대량으로 올리는 헤비 업로더들이 자료를 모아 웹하드 사이트에 올리고, 다운로드를 통해 수익이 나면 웹하드 업체와 나눠 갖는다. 이들이 경찰 단속에 걸리면, 웹하드 업체는 헤비 업로더를 보호하기 위해 외국인 명의를 경찰에게 보낸다. 필터링 시스템 또한 웹하드 수중에 있었다. 필터링 회사 ‘뮤레카’ 같은 경우에는 양진호 회장 소유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그리고 이에 대한 피해자, 즉 불법 촬영물에 찍힌 당사자가 디지털 장의 업체에 도움을 요청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디지털 장의 업체 중 하나인 ‘나를 찾아줘’의 실소유주가 양진호 회장인 데다가, 다른 업체들도 웹하드 회사와 계약을 맺고 일시적으로 삭제하는 척만 하고 나중에 다시 올리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예리한 법의 칼날이 파고들기 어려울 정도로 똘똘 뭉친 웹하드 카르텔의 중심에는 양진호 회장이 있었다. 양진호 회장은 본인 소유 웹하드 업체의 최대 주주로서, 최대 영업이익률 61%에 육박하는 회사들로부터 5년간 배당금만 317억 원을 받아 갔다. 한 업체 관계자의 내부고발에 따르면 웹하드 사이트 수익의 40~80%는 음란물로 벌어들인다고 한다. 여기서 이 음란물의 90% 이상은 피해자 동의 없이 촬영된 이른바 ‘몰카 영상’이다. 동의 없이 촬영되고, 동의 없이 판매되는 불법 촬영물은 웹하드에서 저작권료를 지급할 대상도 없다. 그야말로 마약 판매나 다름없는 장사를 해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양진호 회장은 엄청난 부를 축적했고, 그림자 속에 숨긴 자신만의 왕국 속에서 비인간적인 ‘갑질’을 해왔다. 지난 몇 년간 그의 권력에는 누구도 대항하지 못했다.
경찰 조사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달 27일 음란물 유포 사범 143명이 검거되는가 하면, 숙박 예약사이트 ‘여기어때’의 심명섭 대표가 음란물유포 방조 등의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양진호 회장이 재판에 넘어가기 전에, 검찰이 부당수익 71억 원에 대해 기소 전 몰수보전 조처를 했다. 서서히 웹하드 카르텔은 몰락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제2의 웹하드 카르텔이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또한, 양진호 회장의 갑질에 당한 피해자들 외에도, 불법 촬영물에 의한 피해자들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들은 관련자들이 모두 처벌받아도 여전히 고통 속에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들을 보호해줄 만한 적절한 법적 근거도 부족하다. 지난달 29일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웹하드 카르텔 방지 5법’과 같이 △웹하드 사업자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며 △범죄수익 몰수·추징을 강화하는 법안이 조속히 적용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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