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군 면제 받는 시대 올까?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 등장
게임으로 군 면제 받는 시대 올까?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 등장
  • 국현호 기자
  • 승인 2018.09.19 19: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스포츠 국가대표 출정식을 하는 선수들의 모습(출처: GAMEPLE)
e스포츠 국가대표 출정식을 하는 선수들의 모습(출처: GAMEPLE)

아시아 국가들이 한곳에 모여 메달을 위해 경쟁하는 축제인 아시안게임에 새로운 종목이 등장했다. 이미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이 즐기고 있는 e스포츠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는 시범 종목으로 채택됐으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정식 종목으로 승격될 예정이다.

이번 2018 아시안게임에서 진행되는 e스포츠 경기 종목으로 선정된 게임은 총 6개이다. △클래시 로얄 △스타크래프트Ⅱ △하스스톤 △위닝 일레븐 2018은 개인전 종목으로 선정됐고, 리그오브레전드와 아레나 오브 발러(펜타스톰)는 팀 종목으로 선정됐다. 우리나라 국가대표팀 선발은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주관했으며, 지역 예선은 지난 6월에 치러졌다. 우리나라는 스타크래프트 II에 ‘마루’ 조성주 선수가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했고, 리그오브레전드에 △‘기인’ 김기인 △‘스코어’ 고동빈 △‘피넛’ 한왕호 △‘페이커’ 이상혁 △‘룰러’ 박재혁 △‘코어장전’ 조용인 선수가 출전해 본선에 진출했다. 나머지 종목에서는 안타깝게도 지역 예선에서 탈락해 본선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처음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종목으로 채택됐을 때는 수많은 팬이 기대를 모았다. 평소 리그오브레전드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던 ‘페이커’ 이상혁 선수와 같은 인기 프로게이머들이 국가대표로 출전해, 세계적인 대회에서 명예로운 메달을 목에 걸 기회를 얻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게 되기까지는 많은 역경이 있었다.
주요 이유는 한국e스포츠협회가 대한체육회 회원자격을 잃으면서 선수를 선발하고 파견할 수 있는 자격까지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시도체육회 가입을 1곳 이상 충족해야 하지만, 한국e스포츠협회는 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다시 가입 신청을 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극적으로 5월 말 대전체육회 가입에 성공하면서, 대한체육회 준회원으로 가입하게 됐다. 그 덕분에 많은 사람이 고대하던 우리나라의 인기 선수들이 메달을 놓고 각축하는 장면을 TV로 볼 수 있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우리나라 성적을 살펴보면, 리그오브레전드는 결승전에서 중국에 패배해 은메달을 차지했다. 조별예선에서부터 무패 전승을 달려오던 우리나라는 중국의 뒷심에 밀려 안타깝게도 1-3의 세트스코어로 패배했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II에서는 e스포츠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마루’ 조성주 선수가 결승전까지 무실세트 전승을 달성하고, 결국 결승전에서 대만을 세트스코어 4-0으로 완파하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대회 진행 과정은 마냥 황금빛으로 빛나지만은 못했다. 리그오브레전드 경기 당시 방음 부스 없이 진행된 경기들이 있는가 하면, 중요한 경기들에서 현지 인터넷 사정 때문에 게임이 자주 중단되기도 했다. 결국 방송사들이 중계를 포기해버리는 사건이 일어나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MBC가 돌연 리그오브레전드 결승전 경기 중계를 취소해 수많은 팬을 상심시킨 사태도 벌어졌다.

또한 게임 종목의 선정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종목으로 선정된 게임들은 대부분 중국 게임 회사인 텐센트가 인수했거나, 텐센트가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회사의 게임들이었다. e스포츠 시장에서 커다란 영향력을 가진 텐센트의 입김이 아시안게임 종목 선정에까지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 이유이다. 이에 대해 텐센트가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아 더욱 논란이 거세지기도 했다. 또한, 하스스톤과 같이 운에 좌우되는 경향이 심한 게임이 종목에 선정돼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아시안게임은 끝이 났고, e스포츠 경기는 아시아인들의 열광적인 관심 속에서 성황리에 종료됐다. 하지만 아직 더 큰 산이 남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음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에 등재될 때는 비판받았던 부분들을 개선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평한 게임이 돼야 한다. 수많은 아시안들이 모여 즐기는 축제에는 그에 걸맞은 수준 높은 종목이 필요하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오로지 명예를 위해서 고군분투한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이야말로 찬사를 받을만 하다. 다음 아시안게임에서는 단순한 ‘시범종목 우승자’가 아닌 ‘정식종목 메달리스트’로서 그들의 얼굴을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다른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메달리스트와 동등하게 군 면제와 연금수혜 등 국가가 주는 명예로운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