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현장산업기술인력양성진단
[기획연재] 현장산업기술인력양성진단
  • 정영한 / 경상북도교육청 과학산업교육과 장학사
  • 승인 2003.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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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업계 고등학교의 교육 현실

직업교육 본연의 역할 수행토록 적극적 대책 마련되어야
최근 수년 전부터 공업교육, 또는 넓게 말하면 실업교육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대체로 신입생 입학지원자 감소에 따른 정원 미달학교의 속출,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의 입학, 산업사회에서의 기능, 기술인력 냉대현상, 교육수요자들의 공업교육에 대한 인식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기인한 현상이라 생각한다. 능률극대를 추구하는 산업현장의 자동화와 대량생산, 그리고 지식정보화시대의 도래와 함께 전통적인 제조업 종사인력의 감소도 공업교육의 위축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공업교육

우리나라가 짧은 기간 동안 경이적인 경제성장을 이루는데 공업계고등학교가 크게 기여하였으나, 한동안 우수한 기능인력의 독점적인 공급기능을 담당해 왔던 공업계 고등학교의 주변에 많은 변화가 왔다.

공고 출신이 하던 역할을 전문대학과 대학의 졸업자들도 하고 있으며 직업전문학교, 기능대학과 같은 다양한 직업훈련기관 등을 통해서 양성된 기능 인력이 고용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급속한 디지털사회로의 전환은 산업구조의 패턴을 변화시켜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현장에서 환영을 받지 못하고, 학생과 학부모들 또한 인문숭상과 고학력 지향 풍조로 인한 높은 교육열 등 고등학교과정에서 공고를 포함한 실업계고등학교에 진학시키는 것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공업계고등학교는 기술습득을 통한 취업보다는 성적이 낮아 어쩔 수 없이 입학하거나 동일계 대학 진학의 유리한 방편으로 입학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의미가 점차 퇴색되고 있다.

이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작용하고 있지만, 특히 교육인적자원부에서 1990년대 중반 실업계고등학교 육성 정책으로 일반계와 실업계고등학교의 비율을 비슷하게 하는 내용을 추진해온 결과 실업계고등학교 수는 늘어났으나 사회적 여건의 변화 등으로 학생 수는 감소하게 된 현실도 현실적으로 실업교육의 문제점을 가중시킨 결과를 가져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2002학년도부터 고등학교에 적용되고 있는 제7차 교육과정에서 공업교육의 목표는 “공업분야의 기초 기능 기술을 습득하여 산업현장의 생산적 업무에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되어 있어 이는 곧 산업현장기술인 양성이 목적이라는 내용에는 여전히 변화가 없다.

그 이전에도 실업교육을 활성화시키려는 대책을 강구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많은 실업계고등학교가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2000년 1월 정원미달을 겪는 실업고를 일반고나 통합형 고교로 전환하고, 경쟁력 있는 실업고를 전문화겿?뵌??지원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실업고 종합 육성 대책」을 발표하였다.

[표 1]에서 볼 수 있듯이 실업계 고등학교의 규모가 전체 고등학교와의 비율이 학교수, 학생수, 교원수 등 모든 지표가 해마다 감소되고 있으며, [표 2]에서처럼 1990년도 상급학교 진학률이 8.3%이던 것이 2002년도에 49.8%로 증가하고 있다. 또 실업계 고등학교 입학자 미달추이를 나타내고 있는 [표 3]을 보면 그 심각성을 충분히 알 수 있다.

급증하는 실업계고교 출신자의 진학률 증가 현실을 고려해 2004학년도부터는 실업계고등학교 졸업생을 동일계 대학에 정원 외 3%을 특별전형을 통해 입학할 수 있도록 하고, 2005년부터 수능시험에 직업탐구영역을 신설하였다. 이렇게 실업계고교 출신자들의 진학욕구를 수용하는 한편으로, 실업계고교를 정상적으로 졸업하면 기능사 자격을 1인당 1종목에 한해 무시험으로 인정해 주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실업교육 육성방안」을 2001년 11월에 발표하여 ‘계속교육’ 과 ‘종국교육’ 을 동시에 추진하는 정책을 추진해오고 있다.

하지만, 이 대책을 실시하였을 경우 대학 진학 시 일반계고와 실업계고 출신자들의 교육과정 이수 내용이 서로 다르므로 인해서 발생하는 학업의 어려움이 예상되기도 한다. 그 문제에 대한 방안으로 실업계고와 전문대학의 교육과정 연계 등도 고려할 수 있으나 그럴 경우, 직업교육기간을 보다 길게 생각하고 특정분야에 흥미와 적성을 가진 학생이 좀 더 이른 시기부터 직업훈련을 받을 기회를 제공받는 측면도 있지만 실업계고를 지원하는 일부 학생이 대학에 쉽게 진학하려는 수단으로 실업계고를 지원하거나, 대부분의 학생들이 실업계고등학교를 인문계고와 같이 진학 준비를 하는 과정으로 생각할 경우 실업계고교의 여건은 좋아질 수 있는 반면에 실업교육의 정체성은 더욱 모호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받고 있다.

공업교육의 올바른 방향 모색 필요

정부의 이공계 지원이 상위권 학생들에게 지원을 높여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업교육기관에 좀 더 투자를 하고 바람직한 직업교육 모형을 제시하는 등의 투자도 필요하리라 본다.

또한 실업계 고등학교 학생과 같은 직업훈련교육기관인 노동부 산하 직업교육전문학교의 학생 1인당 실험겱퓰은晝?비교해 보면, 학교는 1인당 실험겱퓰?지원비가 21,130원인데 반해 직업훈련기관은 330,000원으로 6.6%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실로 놀랍다. 이런 현실에서 공업교육의 기여도를 계속 높여나간다는 것은 무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학교 현장 및 공동교육장(실습장)에 생산현장의 신기술을 습득할 수 있고 자신의 적성을 조기에 개발할 수 있로독 기자재확보 등 교육시설에 보다 많은 투자하여 졸업 시 기능사 자격증 하나에 얽매여 폭넓은 기술습득을 할 수 없는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대폭적인 재정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주: 각종 통계는 교육인적자원부, 한국교육개발원 등에서 발간한 자료의 내용 일부를 인용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