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대중문화에 바치는 러브레터
20세기 대중문화에 바치는 러브레터
  • 박민해 기자
  • 승인 2018.05.30 23: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레디 플레이어 원 / 2018.03.28 개봉 /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 주연 : 타이 쉐리던, 마크 라이런스
레디 플레이어 원 / 2018.03.28 개봉 /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 주연 : 타이 쉐리던, 마크 라이런스

세가(SEGA),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비디오 게임부터 최근의 다양한 온라인 게임에 이르기까지, 오빠와 나는 어릴 적부터 함께 게임을 하곤 했다. 그런 오빠가 갑자기 온갖 호들갑을 떨면서 추천해준 영화가 바로 ‘레디 플레이어 원’이다. 오빠는 이미 영화를 봤는데도, 더 큰 스크린에서 다시 보고 싶다며 나를 설득했다. 그리고 내게도 ‘레디 플레이어 원’은 그럴 가치가 있는, 끝내주는 오락 영화였다.

빈민촌에 사는 주인공 웨이드 오웬 와츠(타이 쉐리던 분)는 현실에서 도피해 게임 속 가상세계 ‘오아시스’에서 파시발이라는 닉네임의 플레이어로 살아간다. 어느 날 오아시스의 개발자 제임스 할리데이(마크 라이런스 분)는 게임 속에 숨겨둔 3개의 미션을 모두 찾아 해결하는 자에게 자신의 유산과 오아시스 전체에 대한 소유권을 주겠다는 유언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나고, 웨이드가 이 경쟁에 뛰어들면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영화에서 과거의 향수와 미래 사회가 공존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첫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밴 헤일런의 노래 ‘Jump’는 나를 무장 해제시키는 데에 충분했고, 이를 신호탄으로 수많은 고전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의 아이콘들이 폭포처럼 쏟아져 나왔다. 알아볼 수 있는 캐릭터들이 카메오로 등장할 때마다 반가운 마음에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80~90년대 대중문화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라는 사실은 두말하면 입 아프고, 그렇기에 ‘추억팔이’ 그 자체인 이 영화는 거장이 20세기 대중문화에 바치는 러브레터라고도 불린다.

다만, 이렇게 마니아들만의 취향을 노린 요소들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중문화에 대한 배경지식의 양에 따라서 영화를 보고 얻는 성취감의 크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모든 관람객에게 완성도 높은 영화로 평가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줄거리 역시 매우 단순하지만, 그래도 마지막에는 “가상세계가 있다고 해도, 현실은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라는 말로 교훈을 주며 끝낸다.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엄청난 티켓파워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건만, 의외로 영화가 조용히 막을 내려 아쉬웠다. 잠시라도 어린 시절의 추억에 깊이 잠겨보고 싶다면, 관람을 강력히 추천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