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의 창업에 관하여
포스텍의 창업에 관하여
  • 박진성 / 산경 16
  • 승인 2018.03.2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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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은 소수 정예의 과학기술인을 양성하는 연구중심 대학으로는 1호 벤처 대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스텍을 설립한 포스코도 진정한 의미의 대한민국 1호 벤처기업입니다” 포스텍 기업가센터 센터장 최인준 교수님의 말씀이다. 2015년 이후로 기업가정신 융합부전공을 중심으로 학교의 창업 지원이 활발해졌다. 그 예로 매년 과매기(과하게 매력적인 기술창업의 준말), 기업가정신 POKAS(우리대학, KAIST, 서울대) 공동캠프 등 다양한 창업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학교의 노력만큼 동문들도 ‘APGC’, ‘폭풍의 언덕’과 같은 동문기업 단체를 중심으로 우리대학의 창업 생태계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APGC-Lab은 APGC의 지원으로 우리대학 출신 기업가를 양성하기 위해 학생 주도로 진행되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이다. 우리대학 구성원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구성원과 동문 기업이 협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한 간접적인 스타트업 체험도 제공한다.


필자는 2017년도 2학기부터 지금까지 2학기째 APGC-Lab 서포터즈로 활동 중이다. 우리대학 구성원들이 어떻게 하면 창업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질까 고민하고, 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중 필자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활동은 실제로 창업하신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수요일 수요일은 기업가’라는 콘텐츠였다. 직접 대표님께 메일을 보내는 등 처음부터 끝까지 학생 주도로 진행되는 활동이었다. 필자가 선택한 기업은 패션 이미지 관련 AI, 딥러닝 스타트업 ‘옴니어스’였다. 우리대학 동문 기업은 아니지만, 카이스트 창업 경진대회인 ‘E5’에서 우승을 하고 이를 창업까지 연결한 꿈과 같은 기업이었다. 이전까지는 막연하게 필자가 산업경영공학과니까 창업은 한 번쯤 해보자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인터뷰 후에 보니 창업은 사회에 대한 분석과 기술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움직임이었다. 창업을 위해서는 자신의 아이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팀원과 토론하며 조금씩 기술을 다듬어 나가야만 했다.


이러한 대학, 동문 차원의 지원과 좋은 프로그램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대학 학생들은 서울에 있는 타 대학에 비해 학생들의 창업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다. 대부분의 우리대학 학우들이 대학원 진학을 선호하며, 남학생의 경우 특히, 대체 복무가 가능한 전문연구요원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창업을 하고, 이로 인해 휴학을 하는 것에 대해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 창업에 관련된 세미나, 콘퍼런스를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소수의 학생만 관심을 두고 참여한다. 이번 학기부터 학점 인정이 된 APGC의 Tech+Innovation, Tech+Star를 아는 학생들도 많지 않다.


대부분의 창업 인프라가 서울에 있기 때문에 포항에서 창업을 하기가 어려운 건 사실이다. 벤처 투자자나 다른 창업자 등 사람들을 만나야 하므로 포항에서 서울로 사무실을 옮기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주위에서 대학생은 공부를 잘하는 것도 좋지만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창업은 학교에서와는 다르게 사회 속에 자신의 몸을 던져야 한다. 즉, 창업은 사회에 대한 또 하나의 공부이고, 자신의 이상 가치를 구현해보는 또 하나의 도전이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포항이라는 지리적 한계에 좌절하고 그 기회를 놓칠 수는 없는 일이다. 필자도 2018학년도 2학기에 휴학하고 인턴을 하며 창업에 관련된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려 한다. 그리고 나만의 사업 아이템을 끊임없이 고민할 것이다.


아직 필자도 창업을 해본 적 없기에 이미 창업을 해본 학생들보다 구체적인 경험을 전달해 줄 수 없다. 단지 1년 동안의 APGC-Lab 서포터즈 활동과 창업에 관심을 둔 주변의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느낀 점과 바람을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