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계단 졸업 기념석 행사 무산돼
78계단 졸업 기념석 행사 무산돼
  • 김희진 기자
  • 승인 2018.03.0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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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수렴 부족했다는 지적과 새로운 시도였다는 호평 갈려
▲졸준위가 추진했던 78계단 졸업기념석(출처: 졸준위 페이스북)
▲졸준위가 추진했던 78계단 졸업기념석(출처: 졸준위 페이스북)

2017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가 처음으로 시도하려 했던 78계단 졸업 기념석 행사가 무산됐다. 졸업 기념석 행사는 기존에 진행했던 졸업 기념행사인 졸업 식수를 대신해, 78계단에 그해 졸업생들의 염원이 담긴 문장과 이름을 새기는 행사다. 졸준위는 졸업 식수의 참여율이 해마다 저조해짐에 따라, 관리 비용이 들지 않고 학생들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졸업 기념석 행사를 대안으로 생각하게 됐다.


하지만 POVIS 학생 라운지에 참여자를 모집하는 글이 올라온 지 하루도 안 돼 포스텍 라운지에 78계단의 상징성에 대한 의견과 교내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작성한 학우는 78계단은 학생들이 자주 오르는 계단이고, POSTECH-KAIST 학생대제전이나 새내기새로배움터 등 교내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홍보 포스터가 붙는 등 계단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교내회보나 전체 메일과 같은 공식적인 공지가 사전에 없었다는 것을 지적했다.


해당 행사에 대한 문제를 인지한 졸준위는 참여자 모집을 중단한 후, 일주일 동안 구성원들의 의견을 받는 한편 논란에 대한 입장 글을 포스텍 라운지에 올렸다. 글에 따르면 졸준위는 이번 행사가 이번 학년도 졸업예정자만을 위한 행사가 아닌, 모든 학생을 위한 것임이 본래 의도였다고 밝혔다. 의견 수렴에 관해서는, 기존 행사를 유지하지 않고 새로운 행사를 진행하는 것에 대한 책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행사를 진행하려고 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졸준위가 교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의견을 받는 동안에도 포스텍 라운지에서는 78계단 이름 각인에 대한 찬반양론이 끊이지 않았다.


설문조사가 끝나고 3일 뒤, 졸업 기념석 설문조사 결과 공고가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학부생, 대학원생 및 졸업생, 교직원을 포함한 총 482건의 의견을 받았고, 전체 대상 중 찬성이 221표(46%), 반대가 219표(45%), 기권이 42표(9%)로 찬성과 반대 의견의 차이가 1% 미만으로 집계됐다. 찬성 이유로는 ‘모두가 보는 곳이라 기념하기에 의미가 있어서’라는 의견이 압도적이었고, 반대 이유로는 ‘78계단이 갖는 학교 상징성의 훼손이 염려되어서’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졸준위는 의미 있는 판단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이 결과를 학교에 전달하는 것으로 해당 행사의 준비를 중단했다. 이 행사는 이후 학교 측 내부 회의를 걸쳐 다음 연도 졸준위가 재논의하게 될 예정이다.


한편 졸준위는 지난해 졸업을 기념하는 파티인 ‘2017 졸업파티-에필로그’ 행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큰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