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경선 흥행 제2의 주연, 전자투표
국민경선 흥행 제2의 주연, 전자투표
  • 승인 2002.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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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를 선언합니다” 김영배 선거관리 위원장의 개표 개시 선언이 채 몇 분도 지나지 않아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숨죽이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후보들의 얼굴엔 환희와 실망이 교차하고 갓 투표를 마친 관중석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이번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도입된 전자투표가 빚어낸 풍경이다.

지난 8.30 민주당 전당대회에 사용되었던 방식을 더욱 다듬은 이번 전자투표는 각 선거인단이 전자투표권을 교부받아 전자투표기 하단의 센서에 갖다 대어 신분확인을 하고 각 후보자들의 사진과 이름이 나열된 터치스크린 방식의 투표기 화면에서 자신의 선호 순에 따라 후보를 지정하는 방식으로 전국적으로 실시된 세계 최초의 전자투표이다.

민주당 측은 노인 등 전자 기기에 익숙치 않은 선거인단의 소화 여부와 기기 오작동 등 시스템의 안정성 등에 긴장해 왔으나 13회에 걸친 경선 일정 중 별다른 사고가 없는데다가 기권표 외에는 무효표가 거의 없어 전자투표 시스템이 합격점을 받았음은 물론, 개표 시간이 실질적으로 거의 들지 않아 결과를 바로 알 수 있는 점이 흥행에도 한몫을 해 크게 만족한 표정이다.

전자투표는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나뉘는데 이번 민주당 경선에 이용된 바와 같이 기존의 투표소에 전자투표기를 사용하는 방식과 공공시설 등에 전자투표소를 설치하는 간이 투표소 방식, 그리고 개인의 컴퓨터로 직접 투표하는 원격 투표 방식이 있다.
기존 투표소에 전자투표기를 설치하는 방식은 중앙선관위에서도 개발을 마쳐, 빠르면 올 하반기에 있을 교육감 선거나 재-보궐 선거때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한편, 전자투표의 궁극적 지향점이라 할 수 있는 원격 투표방식은 지난 2000년 미국 대선 애리조나 예비 경선에서 실시되어 98%라는 기록적인 투표율을 기록, 호평을 받았고 민주당에서도 이번 국민참여 경선의 일환으로 내일(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간 인터넷 투표를 실시, 전체 경선에 2.5%를 반영하기로 한 상태이나 아직 보안상에 기술적인 문제들이 있어 대규모 선거에 본격적으로 실시하기는 힘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달 2일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일부 선거구에 인터넷, 휴대전화, 디지털 TV 등 전자매체를 총동원한 전자투표를 실시할 예정인 영국에서의 결과에 관련 전문가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