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으며
새해를 맞으며
  • 승인 2007.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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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희망, 새로운 포부에 대하여 이야기해야 한다. 비록 인위적인 해가름이지만, 그래도 ‘새해’의 시작은 묵은 것, 낡은 것, 우울했던 것들을 씻어버리고 새 출발을 기약해야만 하는 충분한 이유를 제공해준다. 우리에게는 과거보다는 현재가, 또 현재보다는 미래가 소중하기 때문이다.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음에도 이루지 못한 일, 풀리지 않은 일들이 있었다면 그대로 접어두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이다. 지나친 집착은 일을 그르칠 뿐만 아니라 미래의 희망마저도 포기하도록 만든다. “비관론자가 천체의 비밀이나 해도에 없는 지역을 항해하거나 인간 정신세계에 새로운 지평을 연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그저 사흘만이라도 세상을 볼 수 있기를 기원했던 헬렌 켈러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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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인들 그렇지 않으랴마는 올 한 해는 우리에게 특히 중요하다. 국가적인 대사로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우리는 지난 4년간 리더십의 부재 내지 위기적 상황이 한 나라와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통스럽게 바라보아야만 했다. 과거청산이라든가 지역주의와 같은 해묵은 과제들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과 이로 인한 국론의 분열은 국민의 미래에 대한 희망마저 빼앗아 가고 말았다. 이제 우리는 그러한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21세기는 인류에게 끊임없는 도전과 실험정신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변혁의 시대에는 ‘창조적인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그것은 불꽃같은 열정과 상상력 없이는 발현될 수 없다. 로버트 케네디는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의 것을 보고 말한다. 왜 그럴까 라고. 그러나 나는 결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꿈꾸며 말한다. 왜 안 돼 라고.” 창조적인 리더십은 추종자들에게 새로운 세상에 대한 영감을 불어넣어 그들이 자발적으로 변화에 동참할 수 있도록 만든다.

올해는 우리대학의 미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한 해가 될 수 있다. 이제 막 성년식을 치른 POSTECH이 세계적인 대학으로 비상할 것인가, 아니면 국내에서의 일류대학이라는 명성에 안주할 것인가가 판가름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양자택일의 기로에서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인가는 올해에 임기가 다하는 이사장과 총장의 후임 인선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OSTECH의 초창기 신화가 박태준과 김호길이라는 두 걸출한 인물이 있었기에 가능했었다는 점을 회고해 보면 올해의 인선이 갖는 의미를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대학이 지금 필요로 하는 리더십은 어떠한 것인가. 이에 대하여 대학 구성원들은 깊이 생각해 보고 우리가 진정 원하는 지도적 인물을 찾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