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환경의 변화와 우리의 대응
대학환경의 변화와 우리의 대응
  • 승인 2005.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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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은 내년이면 인간의 나이로 성년인 20년이 된다. 그동안 재단을 포함한 모든 대학 구성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통하여 현재의 위치에 이르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 우리는 또다시 대학 내외적으로 커다란 변화의 요구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들 변화는 우리에게 대단한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한국 사회의 변화들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 따라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변화 중의 하나는 바로 중·고등학교에서의 교과과정 및 학생평가에 대한 변화이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에게 ‘우리가 어떤 학생들을 받아들여 어떤 방법으로 교육하며 어떤 학생들을 배출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있다. 새로운 고등학교 교육이 우리에게 던지는 도전은 우리가 받아들여 교육하고 길러내야 하는 학생들이 점점 더 다양해진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학교육을 받기 위한 기초지식에 대한 소양과 이해의 정도가 매우 다르며, 원하는 교육의 방법과 종류도 다양하며, 또한 학생들이 지향하는 바도 다양하다. 따라서 종래에 하던 방식의 교육내용이나 방법이 점차 이들 학생들에게는 적합하지 않게 되고 있다.

다음으로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사회에 대한 대학의 역할이다. 이 측면의 변화의 핵심은 대학의 역할이 사회와 유리되거나 독립된 상태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학문을 연구·전수하는 장소로부터, 지역사회의 중심에 서서 학생들을 교육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분야를 연구·개발함으로써 지역사회 및 국가 발전에 직접적인 역할을 하라는 것이다. 한편 우리는 한국을 대표하는 과학기술 중심의 대학으로서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선진학문에 발맞추어 발전해야 한다는 책무를 지고 있다. 요컨대 우리는 대학에서의 연구·개발 활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입을 요구받고 있다.

외부적인 요인 외에도 우리가 주목해야할 변화는 학교 내에서의 내재적인 변화의 욕구이다. 개교 20년을 앞둔 시점에서 우리 대학이 처음에 세웠던 중요한 가치들에 대해서 부지불식간에 소홀해져 버렸다는 것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우리 대학이 국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현재의 수준에 만족하지 않고 한 단계 더 높은 교육 및 연구의 질적인 향상을 통해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의 대학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변화의 목소리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외국 학생들의 수용과 영어강의의 문제 등이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다행히 우리 대학에서는 대내외적인 변화의 요구를 능동적으로 수용하여 입시 및 학생들의 교육에 적극 반영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6학년도 입시부터 새로이 1학기 수시모집 제도가 도입된다. 학부 교과과정에서는 우수한 학생들을 위하여 기초 교양과목 시험을 통한 학점 부여, 영재급 학생들을 위한 속진과정의 도입, 영어 및 리더십 관련교육의 강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의 도입 등을 시도하고 있다. 대학원 과정에서는 철강대학원의 변신, I-BIO 프로그램, 경영대학원의 설립이 예정되어 있다. 연구개발의 측면에서는 바이오센터, 나노센터, 포항공대-가톨릭대 공동 의생명공학연구센터 등 다양한 연구개발시설 및 프로그램의 확충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설 측면에서는 학술정보원 신축 및 무은재 기념관의 리모델링을 통한 공간 확보, 좀 더 쾌적한 대학생활을 위한 기숙사 시설의 현대화 및 확충 등은 우리 대학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토대가 될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변화에 대한 우리의 대응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보아야 한다. 대내외적인 변화로 인하여 도입되는 새로운 제도나 프로그램, 시설의 확충 등은 필연적으로 모든 대학 구성원들에게 더 많은 역할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동시에 기존 연구와 교육 등 대학의 모든 활동에 있어서도 한 단계 높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대학이 환경의 변화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그렇게 유리한 위치에 있지만은 않다. 전체 교직원들의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교직원의 충원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대외적인 변화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대학 당국이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물론 대학 당국만의 노력이나 어떤 특정 그룹의 희생에 바탕을 둔 변화나 발전에는 한계가 있다. 대학 전체 구성원의 폭 넓은 참여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대학의 의사결정 과정이나 기구 및 제도에 있어 합리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대학 발전분야의 우선순위의 선정과 같은 방법으로 한정된 자원을 유효적절하게 분배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모든 변화를 추구하고 견인하는 데 있어 그 중심에 있어야 하는 것이 교수이다. 따라서 미래의 비전과 능력을 갖춘 신진교수의 과감한 충원은 대학발전을 위한 선결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