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교육의 방향과 목표
학부교육의 방향과 목표
  • 승인 2005.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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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의 3월은 싱그럽다. 새봄과 함께 새내기들이 대학 교정을 활기차게 만든다. 올해에는 학부에 306명의 신입생이 들어 왔다. 여기에는 일반 수시 150명, 고2 조기졸업자 수시 61명, 정시 91명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전국 고교 상위 1퍼센트 이내에 드는 학생들이다. 그리고 전국의 ‘대통령 과학장학생’ 133명 중 28명이 본교에 입학했다. 최근 3년의 입학생들의 성적은 더욱 나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포항공대의 학부 신입생은 그야말로 국내의 수재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을 어떻게 키워서 사회에 내보낼 것인가. 이것은 학부 교육의 방향과 목표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1년 반 전에 “이제는 학부교육이다”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고 활동을 개시한 교육정책연구위원회에서는 최근 포항공대의 ‘교육사명’으로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제시하기로 했다.

즉, 소수의 영재를 받아들여 이공계의 지도자를 양성한다는 건학이념에 맞추어 (1)창의적인 연구개발을 선도하는 학술적 지도자, (2) 높은 도덕성과 넓은 식견으로 올바른 비전을 제시하는 사회 지도자, (3) 외국어를 포함한 의사소통능력을 겸비한 국제적 지도자를 양성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세계화라는 객관적 추세와 더불어 사회발전에서 과학기술의 비중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여 국내외에서 폭넓게 활동할 수 있는 지도자를 양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대학의 ‘교육사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학부교육의 혁신이 수반되어야만 한다. 때문에 교육정책연구위원회에서는 학부교육의 내실화를 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강구해 냈다. 조만간 그 보고서가 나올 예정인데, 여기에서 몇가지 중요하게 논의되었던 사항들을 열거해 보면 (1)신입생의 대학 조기적응 프로그램 마련, (2)기초교육과정의 개편 및 강화, (3)인문사회학부의 교과과정 개편을 통한 인성교육 및 창의성 교육 강화, 의사소통능력의 획기적 제고, (4)리더십 교육을 종합적으로 관장할 리더십 센터의 설치, (5)학부 교과과정에 대한 ‘학생평가단’ 운영, (6)기숙사를 체계적인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이다.

여기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계획이 아니라 실천이다. 이번의 교육정책위원회는 1년 반동안 무려 21차례의 회의를 가졌다. 이러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결과를 대학 구성원 모두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그들의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 특히 교육의 담당주체인 교수들이 학부교육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그것을 혁신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서 교육의 방향과 내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학부교육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우수한 신입생들을 받아들여 사회의 지도급 인재를 배출하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일차적으로 교수가 질 수밖에 없다.

한편, 대학 차원에서는 교수들이 연구에 못지 않게 교육에도 충실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 한다. 지금은 교수업적에 대한 평가가 거의 연구에 치중되어 있다. 포항공대가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고 설립된 만큼 그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그런데 본 대학 입학생 중 3분의 1정도는 학부만을 마치고 바로 사회로 진출한다. 현 교육체계에서 대학은 그들을 위하여 과연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 우리는 단 1명의 학생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그것이 교육이다. 학부에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는 결코 과학기술계의 지도자들을 양성할 수 없다.

오늘은 입학식이다. 청운의 꿈을 안고 본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4년 후에도 그 꿈을 간직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아니 오히려 더 큰 꿈을 갖고 그들이 우리 대학의 교정을 떠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학원생을 포함한 모든 입학생들에게 축하와 격려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