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자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자
  • 승인 2003.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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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은 개교부터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여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대부분 대학의 주 기능은 교육이었다. 물론 우리대학이 교육보다는 연구에 더 힘쓰겠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며, 대학의 주 기능의 하나로 연구라는 대등한 축이 있음을 강조한 타 대학과의 차별화 전략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우리대학은 현재 커다란 연구실적을 쌓아가고 있고 많은 국내의 타 대학에서도 ‘연구중심’이란 용어를 내걸고 있다.

교수의 역할 또는 직무를 연구와 교육 그리고 봉사의 세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우리대학의 교수에 대한 연봉 평가 역시 이 세 부문에 대한 업적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중 연구부문에 대한 업적은 대체로 가시적이며 단기적으로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논문이나 특허, 수탁연구과제의 성과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교육에 대한 성과는 눈에 잘 보이지 않으며 단시일에 나타나지도 않는다. 또한, 교육의 질을 평가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한 대학내에서 교수간의 강의를 비교하는 것은 학생들의 강의평가로 어느 정도 가능할 수 있으나, 대학간의 교육의 질을 평가하는 것은 더욱 힘든 일로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라 할 수 있다.

우리대학도 지금까지 연구에 큰 비중을 두어옴에 따라 교육면에서 보면 폐단이 나타나고 있다. 교수가 연구과제관련 출장이 빈번해지면서 강의에 소홀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며, 연구에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함에 따라 새로운 교수방법의 창안 또는 새로운 교과내용의 개발 등에는 상대적으로 노력을 덜 들이게 된다. 대학원생 또한 연구과제 보고서 작성 또는 교수와의 출장 동반 등에 따라 수업에 결석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대학 입장에서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러한 학생을 제대로 교육시켜 유능한 인재로 양성함이 더 중요하다 하겠다. 기존의 세칭 일류대학이 교수가 훌륭해서가 아니라 학생이 우수하여 일류라고 지탄하는 교수들이 있었지만, 자칫하면 우리대학도 그런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대학에서 학생을 고객으로 본다면 교육이라는 서비스 품질이 뛰어나야 충성스런 고객이 계속적으로 대학을 찾을 것이다. 좋은 교수진과 교육환경을 보고 찾아온 학생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어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최근의 정보화사회, 지식사회 등 사회의 패러다임이 급속히 전환되고 있는 시점에서 산업체에서는 전문지식과 폭넓은 이공지식을 겸비한 인재, 경영학적 마인드와 지식을 겸비한 인재, 글로벌화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 공학교육인증원(ABET)의 기술인력 요건을 보더라도 이와 유사한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인 요구에 부응하기 위하여서도 대학과 교직원, 학생 모두가 삼위일체가 되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대학 차원에서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 교육제도의 개선, 교과과정의 정비 등의 노력이 물론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교육의 주체인 교수들로 하여금 강의에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입토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수 개개인이 연구와 강의를 모두 잘한다면 가장 좋겠으나 여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한 부문을 보다 잘 하려면 다른 부문에의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다. 따라서, 어떤 교수는 연구에 보다 많은 시간을, 어떤 교수는 교육에 보다 많은 노력을 쏟을 수 있도록 하고 이에 따라 대등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무조건 연구와 교육은 교수의 의무이니 둘 다 잘해야 한다는 식으로는 교수의 교육에의 관심을 유도하고 교육의 질의 향상을 꾀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강의평가가 있으나 이는 다소의 자극이 될 뿐 궁극적 해결책은 될 수 없을 것이다. 위와 같은 문제의 해결 및 제도의 개선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며 대학의 모든 구성원이 고민하여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