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입학할 학부 신입생 중 70%를 선발하는 수시 모집이 얼마 전에 합격자를 발표하였다. 이번 입시는 경쟁률이 4.1대 1 이상이었다는 양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합격자들이 전국 고교 2학년 3학년들 중 최우수 그룹으로 형성되어 있어 질적인 면에 있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기쁜 소식으로부터 우리대학이 우수 학부생 유치에 있어 안정권에 진입했다고 자평할 수 있겠으나 마음을 놓을 수만은 없는 입장이며 오히려 지금이 더욱 긴장하고 노력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금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우수 학생들의 의과대학 진학 경향은 차치하더라도 우리는 여러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첫째가 경쟁 대학들이 우리대학의 우수한 입시 정책을 벤치마킹하여 유사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는 점이며, 둘째로는 내년부터 7차교육과정에 의한 학생들 및 영재과학고 학생들이 배출되는 등 외부 환경도 크게 변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따라서 계속해서 비교 우위를 점유하기 위해서는 입시정책에 있어 발상의 전환을 시도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입시정책연구위원회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내 줄 것으로 기대해 보면서 우리대학 구성원들이 같이 노력해야 할 점들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먼저 학교측에 바라고 싶은 것은 입시를 일선에서 책임지고 있는 학생선발팀에 대한 인적, 물적 지원을 대폭 확대해 달라는 것이다. 현재 경쟁 학교 대비 극소수의 인원들이 일당백의 정신으로 학생선발의 막중대사를 잘 수행해 오고 있으나 최근 들어 경쟁 대학들에서 인원들을 계속 보강하고 있기 때문에 중과부적이 될 위기에 처해 있음을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하겠다. 다음으로는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간과되어 왔던 점을 지적하고 싶다. 그 동안 우리학교는 외부 홍보에 있어서는 무척 열심이었고 크게 성공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내부 홍보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못해 온 것이 사실이다. 즉 우리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만족스런 대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 줌으로써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의 선택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자부심을 갖도록 해야하는데 이 점에 있어 미진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측에서도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내야하겠지만 교수들이 학생 지도에 있어 보다 더 신경을 써 주어야 한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우리대학은 교수 대 학생 비율에 있어 최고로 유리한 조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 특히 학부생들이 실제로 느끼고 있는 체감 지표는 수치적 지표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 같다. 연구 중심대학에서의 연구에 대한 엄청난 스트레스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같이 생각해 줄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은 학생들을 위해서도 그렇고, 길게 보면 그 학생들이 우수 연구인력으로 자라서 대학원에 진학할 것이기 때문에 교수 자신들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특히 최근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 우리대학 학부생들의 대학원 진학률이 체감지표와 수치 지표의 차이에서 기인한다면 크게 반성할 일이다.
그 동안의 노하우에 앞에서 언급한 노력들이 더해졌을 때 우리대학에는 우수 학생들이 계속 몰려들 것으로 확신한다. 학교측에서도 지금까지의 성공적 결과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치열해질 대학간 경쟁을 감안하여 진지하고도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성공의 필요조건은 최우수 학생들이 우리대학에 매료될 수 있는 Postechian들에 의한 세계 최고수준의 연구결과들임을 명심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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