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의 도약을 위하여
포항공대의 도약을 위하여
  • 승인 2003.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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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이 사설도 물론이려니와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 개진 공간에서나 대학 주요 행사에서의 각종 연설에서 한 목소리로 공통적으로 제기되는 내용이 있다. 그것은 포항공대는 현재 정체의 위기에 있으며, 새로운 도약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의 이러한 상황에서 뚜렷한 해법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도약은 구호에 그칠 수 밖에 없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17년 전, 우리는 어떤 시도를 하였던가? 당시의 보편적 사회 관습과 제도를 뛰어넘음으로써, 우리는 국내 대학의 교육과 연구 틀을 개선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시도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사례이다. 당시에도 그러하였었고 현재에도 우리의 목표는 연구중심대학으로 분류되는 세계의 우수 대학들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성장하여 국내 대학은 물론, 나라의 경쟁력 제고를 선도하는 것이다. 이 명제가 포항공대 구성원에게 아직도 유효한 것이라면 현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에 있어 중요한 것은 모든 구성 주체들이 우리의 상황과 목표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하는 것이다. 포항공대는 국내의 여타 대학과 동일한 상황에 있지 않다. 비록 사립학교법에 의해 설립, 운영되고는 있지만, 이 법이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는 대다수 국내 사립대학의 상황이 우리의 비교 상대가 될 수 없다. 한편, 우리는 소위 세계적으로 우수한 연구중심대학과 동일한 상황에 있지 않음도 사실이다. 따라서, 재단을 포함한 대학의 모든 구성 주체들이 우리 대학이 국내외적으로 독특한 상황에 있음을 함께 인식하여야만, 도약을 위한 적절한 해법 마련에 그 단추를 제대로 끼울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포항공대는 누가 무어라 해도 상당히 작은 규모의 대학이다. 비록 운영하는 재정면에서 구성원 당 재정 규모가 국내 대학의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도약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인적 자원도 경쟁력 강화의 주요 요건이 된다. 제한된 자원으로 모든 면에서 경쟁을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 경우 어떤 한 부분에서도 최고의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는 선진국 대열의 국가 중 그리 크지 않는 나라들이 자원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몇몇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는 많은 사례들을 보고 있다. 우리도 이를 거울삼아 적절히 인적 자원의 규모를 키우는 한편,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취할 수 밖에 없다고 보여진다.

도약을 위한 모든 과정에서 대학 내의 다양한 생각과 의견 표출은 지극히 당연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왜냐하면, 학문을 탐구하는 대학은 현실에 대한 비판과 이에 기초한 진취적 생각을 자유로이 제시하는 것을 그 본질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제시되는 다양한 해법들 중에서 한가지를 선택, 추진할 것을 강요한다. 이에 있어 해법의 제시 혹은 추진 주체는 시각을 달리하는 여러 주체들을 설득, 동참시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편, 다른 구성원들은 각자의 이전 주장을 접어두고, 하나의 해법을 향해 노력할 마음의 자세를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도약을 위해서는 우리 모든 주체들이 관습적이거나 경직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해법을 찾는 데에 합심하여야 한다. 학생, 교직원, 재단 임직원을 망라한 대학의 모든 구성원들은 수시로 포항공대의 앞날을 생각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생각을 습관적으로 가져야만 저마다의 주어진 책무를 다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단순히 현재의 생활에 안주하고, 주어진 틀에서 이를 영위하는 자세로는 우리가 원하는 도약을 기약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은 포항공대의 모든 구성 주체들이 유연하고, 창조적인 사고와 목표 의식을 가질 것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