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 이제 우리가 별이 되자
[사설] 자, 이제 우리가 별이 되자
  • 승인 2001.06.1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제 다시 한 학기가 끝나가고 있다. 학기말 시험이 남아있
고, 여름방학이 기다리고 있다. 어쩌면 과제 마감이 내일 일
수도 있고, 연구결과보고서를 이번 주말까지 작성해야할 일
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오늘 밤
별을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내일 일을 걱정하면서 땅바닥만
바라보고 살아가는 동안, 우리 모두는 깜깜한 하늘에서 빛나
는 별을 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대부분의 포항공대 학생들은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면
서 부모님의 희망의 별로 살아가고 있다. 부모님들은 주위 사
람들이 ‘댁의 자식은 어디에서 공부하고 있느냐’고 물어오기
를 기대하면서 살아가고 계시다. ‘포항공대 다닙니다.’ 자식
자랑보다 더 기쁜 일이 있을까 ? 하지만, 효곡 숲 속에 있는
우리는 매너리즘에 빠진 소림사의 수도승과 같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빛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제대로
빛을 발해보지도 못하고, 점점 식어가는 돌덩어리가 되어가
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각자의 마음 속의 별을 생각하면서, 별을 향한 세 가지 소림
사 비전(秘傳)을 전하고자 한다. 첫 번째 비전은 열정이다.
한 때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이 있었다. 아직도 그 말은 유효
하다고 느끼지만, 정보가 전 세계적으로 공유되고 있는 현 사
회에 있어서 지식, 혹은 정보의 힘은 과거 지식이 일부 특정
인의 것이였을 때보다 약해졌다.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의 정
보를 접하게 된 오늘날, 정보의 양보다는 정보의 질 혹은 정
보의 분석능력이 더욱 중요시되며, 이러한 세상에서의 자신
의 부가가치는 새로운 정보의 창출, 즉 창의성에 좌우되는 것
이며, 이는 그 일에 대한 열정 없이는 이룩할 수 없다. 연인
을 사랑하듯 학문을 뜨겁게 사랑하고, 학문을 사랑하듯 연인
을 깨끗하게 사랑하라는 말이 있다. 연인을 향한 열정으로 자
신이 선택한 이 길을 뜨겁게 사랑하면서 연구에 매진하는 올
여름이 되자.

두 번째 비전은 올바른 가치관, 도덕성이다. 열정이 어쩌면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질 수 있는 비기(秘技)라면, 도덕성은
작은 별에 전해지는 비기이다. 아무리 깊은 열정으로 높은 부
가가치를 창출하여도 잘못된 가치관 속에서 이를 행하게 된
다면, 그것은 불행이다. 올바른 가치관이 없는 열정과 지식
은 우리를 사기꾼으로 만든다. 초등학교 이후, 바른생활에 대
해서 배워본 적이 있었는가? 대학에 들어가면 좋은 책들을 많
이 읽으면서 올바른 가치관을 세우고자 했었는데, 막상 들어
와서는 숙제와 시험에 치이고, 미팅과 동아리 활동에만 빠져
있지는 않은가? 반짝이는 나의 별을 위해서 오늘 하루 78계단
에 떨어진 담배꽁초를 주어보자.

세 번째 비전은 사명감이다. 사전에는 “맡겨진 임무를 수행하
려는 기개와 책임감” 이라고 명시되어있다. 20년 후, 큰 별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비기이다. 열정과 올바른 가치관이 나
만을 위한 소극적 비기인데 반해, 사명감은 사회의 리더로서
반드시 갖추어야할 적극적 비기이다. 특히, 앞으로 지도자가
될 포항공대의 엘리트에게는 더욱 중요하게 요구되는 항목임
에도 우리는 이러한 항목에 대해 제대로 교육받지 못했고, 그
러한 사실을 인식하지도 못한 채, 자라왔다. 지난 시절, 지도
층이 잘못하여도 용납되는 시대도 있었다. 각 조직체가 비슷
한 수준의 조직체와 경쟁하면서 살아가는 시대였다. 그러나,
세계화의 추세와 함께 더 이상 이러한 수준의 경쟁은 의미가
없어졌으며, 그러한 수준의 조직체는 모두 사라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시대에 우리 포항공대의 엘리트들에게 요구되
는 사회적 사명감의 중요성은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자, 이
제 우리 모두 깜깜한 하늘에 빛나는 별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