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같은 식물 노화현상 비밀 풀었다
단풍같은 식물 노화현상 비밀 풀었다
  • 이창근 기자
  • 승인 2006.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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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두,남홍만교수 연구팀, 새 생체조절 메커니즘 규명
우리대학 황일두(생명과학과) 교수와 남홍길(시스템생명공학부) 교수팀은 식물에서 삶의 길이를 결정하는 새로운 생체조절 메커니즘을 밝혀 1월 17일자 미국 학술원 회보(PNAS)에 발표했다.
식물 잎의 노화는 발달과정의 마지막 단계로서,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잎은 점차적으로 광합성을 통한 합성 능력이 저하되고 세포 내의 구조물들과 거대 분자들이 분해되어 결국은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분해 과정의 생산물은 씨앗이나 어린잎으로 재분배되어 활용된다.
식물에서 사이토키닌(Cytokinin)이라는 호르몬은 식물 세포 분열을 조절하는 생장조절 물질로, 잎이나 꽃의 노화 지연 등 식물의 수명을 결정하는 호르몬으로 수십 년간 알려져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사이토키닌이 어떤 경로를 통해 단풍과 같은 잎의 노화현상을 어떻게 조절하는지에 대한 작용기전은 식물 생리학분야의 오랜 미스터리중의 하나였다.
연구팀의 김효정 박사는 모델 식물인 애기장대에서 수명이 연장된 돌연변이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사이토키닌 수용체들 중에서 특이적으로 AHK3이라는 수용체가 잎의 노화조절에 직접 관여한다는 것을 밝혔다.
또한 AHK3 수용체는 사이토키닌 신호를 인식한 후, 사이토키닌 신호 전달 체계에 관여하는 전사인자(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 중의 하나인 ARR2의 인산화를 통해 식물의 노화 조절에 필요한 신호를 전달한다는 사실을 생화학·분자생물학·유전학적인 방법을 이용해 알아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단풍이 드는 여러 가지 과정에서 사이토키닌의 분자적 역할 규명에 대한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식물 호르몬에 의한 수명 조절의 연구는 학문적 중요성 외에도 작물의 생산성, 수확 후 저장 효율에 있어서의 가능성 때문에 산업적으로도 그 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