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두 달, 상처는 아물었나] 우리대학 내진설계, 믿을 수 있나
[포항 지진 두 달, 상처는 아물었나] 우리대학 내진설계, 믿을 수 있나
  • 김건창 기자
  • 승인 2018.01.01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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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발생했던 포항 지진의 여파는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70여 차례의 여진이 계속 일어나면서 북구 주민들은 물론이고 우리대학 구성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우리대학은 지난 지진으로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 등이 크게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우리대학이 진원지에서 거리가 있어 피해가 적은 것일 수 있기에, 앞으로의 더 큰 지진에 대비해 건물들을 점검하고 보강할 필요가 있다. 이에 우리대학 건물이 더 큰 규모의 지진이 오더라도 버틸 수 있을지를 알아보았고 이를 타 대학과 비교해 보았다.

우리대학의 내진 설계 현황
1988년에 처음 만들어진 내진 설계의 법적 기준은 수차례 개정을 거쳤으며, 현재 시행되고 있는 기준은 2015년 개정된 500㎡ 혹은 3층 이상 건물이다. 시설운영팀에 따르면, 1988년 이후에 건립된 △LG 전자동 △환경공학동 △체육관 △생활관 21동 △생명공학연구센터 △나노기술집적센터 △C5 △포스코 국제관 △철강대학원 △박태준학술정보관 등은 당시 내진 설계 기준에 따라 건립됐다. 그러나 1988년 이전에 건립돼 내진 설계 대상 건물이 아닌 공학동, 생활관 등의 건물은 2007년 풍하중(건축물 등의 인공적인 구조물에 작용하는 풍력)을 검토한 결과 △대학원 아파트 1동(6.0), △교수 아파트 4, 5, 6동(6.5), △무은재 기념관(6.0) 등으로 대부분 내진 설계 기준인 6.0 이상으로 나타났다. 또한, 법적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 건물의 경우에는 연차적으로 지반조사, 도면 검토, 안전 진단, 구조 설계, 보강 방안 등을 골자로 하는 내진 성능 용역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 대학의 현황은 어떠한가
우선 이번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았던 한동대학교의 내진 설계에 대해 알아보자. 한동대학교 신문은, 한동대학교 건물 중 8개가 내진 설계됐으며, 그중에도 지어질 당시의 내진 설계 기준에 따라 지어져 현재 기준으로 볼 때 미흡한 점이 있는 건축물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우리대학도 1980년대 혹은 1990년대의 내진 설계 기준에 맞춰 지어진 건물들이 많은 만큼, 지속적인 점검과 더불어 내진 보강을 시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대학처럼 많은 연구 시설이 존재하는 대표적인 학교인 KAIST의 경우에는 내진율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부지가 500㎡ 미만 혹은 3층 미만인 현행법상 내진 설계 의무 건축물이 아닌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42개 건축물이 내진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다. KAIST 신문에 따르면, KAIST에는 심각하게 노후화된 건물이 많으며, 이에 강한 지진 발생 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KAIST 측은 내진 보강에 약 250여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나 한 해 시설 유지 및 보수에 편성된 예산이 80억 원 규모라 정부에 지속해서 예산을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대학도 4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비롯한 많은 연구 시설이 자리 잡고 있는 이공계 중심 연구 대학이다. 따라서 정부에 보조금 등을 요청해 연구 시설의 내진 점검 및 보강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