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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어머니의 자랑, 첫째 아들 홍민입니다. 오지 않을 것이라 믿었던 5월이 왔습니다. 이 편지를 어머니께서 읽으실 때면 저는 훈련을 받고 있겠지요.이렇게 글로써 어머니를 뵙는 게 실로 오랜만입니다. 편지를 쓰면서 제 모습을 돌이켜보니 참으로 못난 아들이었습니다.학업과 시간관리, 인간관계 등 오로지 저 하나만을 보고 달려왔던 하홍민이었습니다. 조금씩 늘어가는 어머니의 흰 머리카락조차 알아차리지 못한 제가 부끄러웠습니다.대학에 입학한 후, 캠퍼스 안의 벚꽃을 보며 ‘언젠가 한 번쯤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습니다. 저는 딱 그 만큼의 아들이었습니다. 학기 중 어머니의 ‘아들, 뭐하니?’라는 질문에 전 ‘수업 중’이라는, 자동응답기의 음성처럼 딱딱하고 죽어있는 답장만 보냈습니다. 먼저 전화를 걸 시간도, 용기도 있었지만 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딱 그 정도의 아들이었습니다. 이런 못난 아들이 군대에 간다고 밤마다 걱정하시는 어머니를 보면 참 민망하고 염치가 없습니다. 자신을 위해서는 인색하지만, 자식들에게는 아낌없이 퍼주시는 어머니께 감사한 동시에 야속하기도 합니다. ‘훈련소에 들어가 힘들진

기획 | 하홍민 / 신소재 13 | 2015-05-06 1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