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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으로서의 학업은 어땠는지-고등학교 때는 공부 깨나 했습니다. 부모님이 의과대학 가라는 걸 용감하게 뿌리치고 자존심을 살려서 그 시절 더 가기 어렵던 공과대학에 갔습니다. 어느 학과에 갈까 고민하던 참에, 생물학과 교수시던 친구 부친의 “중공업 예찬론”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아 그 친구와 나는 자신에 차서 금속공학과로 정했습니다. 대학에 들어 가자마자 술 담배는 quantum jump로 늘었습니다만, 공부는 시들해 졌습니다. 이런 데 들어오려고 그리도 애를 썼나 서글픈 생각이 든 것이 이유 중의 하나요, 가난한 집안 사정에 입학하기도 전에 가정교사부터 시작한 것이 또 하나의 이유요, 감당 못할 술 주량이 또 다른 이유요, 기타 등등 하여간에 많은 이유로 인하여 1, 2학년에는 D선상의 아리아를 거침없이 연주하였습니다. “공대생의 교양은 미적분 책 읽는 것”이라는 어느 수학교수의 말도 안 되는 말씀에 비분강개하고, 시인 양주동 선생의 젊은 시절 무용담에 매료되기도 하다가 다 귀찮아서 한 해 쉬었습니다. 3, 4학년에는 공부 좀 하려고 마음을 다잡아 보기도 했으나 작심삼일이라 그리 오래 버티지 못했습니다. 핑계는 많았지요. 못된 친구들 때문에, 가정교사로 시간

문화 | 정리 / 나기원 기자 | 2004-11-03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