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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리는 사람만이 누리는 흠뻑 흘린 땀방울이 주는 기쁨’달린다는 것은 매우 단순한 동작이다. 화려한 장식도 필요 없고 단지 가벼운 복장과 운동화 한 켤레이면 충분하며, 팔을 앞뒤로 흔들고 발을 지속적으로 내딛기만 하면 된다. 속도는 아주 빠를 필요가 없고, 옆 사람과 대화할 정도이면 된다. 사람들은 달리는 행위를 30분, 1시간, 심지어 4시간씩 반복적으로 하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 " 심심해서 어떻게 달리기를 하니? 별로 재밌지도 않는 걸! " 틀린말은 아니다. 달리기, 특히 마라톤은 매우 심심한 운동이다. 하지만 마라톤을 즐기는 사람은 심심함을 넘어서는 그 무엇인가를 추구하며 즐기고 있다. 그것은 바로 자기와의 명상이다. 1시간 가까이 뛰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처음에 얼마 동안은 주위의 경치에 눈이 집중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것은 보이지 않으며 단지 뛰고 있는 자기 자신만이 느껴진다. 그리고 나에 대한 반성이 이어지며, 거친 숨소리와 함께 즐기는 자기와의 대화 속에 파묻히게 된다.마라톤은 요령이 필요없으며, 단지 꾸준하게 연습한 양에 비례해서 실력이 향상되는 운동이다. 평소 연습을 하나도 하지 않다가 경기 당일 풀코스를 완주하기는 쉽지가 않으며,

문화 | 이민규 / 화공 96 | 2002-04-1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