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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영화로 만들기 좋은 예술가의 삶이 있다. 천재이면서 교황과의 불화로 끝없이 갈등했던 미켈란젤로의 삶이 그렇고, 짧은 시간 동안 불꽃처럼 예술혼을 불사르고 비극적인 자살로 생을 마감한 빈센트 반 고흐의 삶이 그렇다. 평범하게 결혼해서 자식 낳고 그럭저럭 살아가는 소박한 생활인이 예술가라면 우리는 그의 진정성을 의심한다. 예술가란 마땅히 일반인과 뒤섞일 수 없는 극단적인 존재여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고독과 우울을 먹고 사는 예술가의 신화, 그 정점에 20세기를 대표하는 화가 잭슨 폴록(Jackson Pollock, 1912-1956)이 있다.그는 살아생전 최고의 성공을 누리면서 명성과 더불어 악명을 드높였다. 일평생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며 언제 어떻게 폭발할지 모르는 폭력적인 성격이었지만, 평온한 자연을 사랑했다. 인정받기를 갈구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을 견디지 못하는 은둔형 인간이었다. 수많은 여자들과 놀아나는 데도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지만, 오직 한 여자, 화가이자 부인이었던 리 크레이스너(Lee Krasner)를 떠나서는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어린애 같았다. 그런 성격만큼이나 거칠고 파격적인 추상 회화를 통해 20세기 미술의

문화 | 우정아 교수 / 인문사회학부 | 2014-03-19 1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