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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에서 과목을 강의하면서 학생들로부터 통과의례처럼 듣는 말이 있다. “교수님, 저는 글을 정말 못 써요.” 이러한 말은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에게서도 예외 없이 듣곤 한다. “교수님, 저는 정말 말을 못 해요.”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자신들이 글을 못 쓰고, 말을 못 하는 이유를 너무도 조리 있게 타당해 보이는 논거를 들어가면서 논리정연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영미인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영어를 못 하는지에 대해 영어로 꼼꼼하게 설명하고 있는 모습과도 같다.우리대학 학생들이 갖고 있는 생각은 공학계열 학생들이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편견에 불과하다. 필자도 한때 그러한 선입견을 가졌던 때가 있었다. 주로 남학생들로 가득한 공대 수업에 들어가서 강의를 하면서 이 학생들은 글쓰기나 인문학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필자 뿐 아니라 동료 선생님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공대 수업을 맡게 된 학기에는 주위 선생님들로부터 위로에 가까운 격려를 받곤 했다.그러던 중에 필자에게 패러다임 시프트의 계기가 찾아왔다. 서울의 어느 대학에서 공대 학생 한 명이 제출한 과제를 읽으면서 편견이 깨지기

노벨동산 | 노승욱 / 인문 대우 조교수 | 2013-05-22 0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