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1건)

이번 방학은 쉬었다. 학과의 정규직 교수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위의 교수들은 제각각 업무와 연구로 방학을 채운다. 개인적으로 나는 논문을 쓰지 않는 첫 방학을 보냈다. 기억하는 한 처음이다. 작년 12월 방학을 시작하고 나서 자연스레 쉬고 있었다. 마치 여느 방학과 다름없이 자연스러웠지만, 논문 생산에 돌입하지 않은 첫 방학이었다. 낯선 변화가 자연스러운 시간처럼 내게 찾아온 것이다.논문 작업뿐만이 아니었다. 겨울 방학 즈음해서 지난 10년여 이끌어오던 세미나를 정리했다. 박사 학위를 마친 후 밑바닥부터 시작했던 공부의 한 축이었다. 나는 한국의 근대 소비문화 연구로 박사 논문을 마친 후에 여러 학교의 연구자들과 시작한 ‘돈과 인문학’ 세미나를 10년간 꾸려왔다. 간간이 우리대학 POVIS 게시판에도 세미나 행사를 홍보한 적이 있다. 오랜 공부 모임뿐만 아니라 인간관계도 정리했다. 관계가 기울어진 이는 친구가 아닌 동료 연구자로 관계를 정리했다. 친구와 동료는 다르다. 친구는 가깝지만 동료는 가깝고도 멀다. 또 다른 지인에게는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 ‘요새 내가 정리 주간에 들어간 모양이니 나만 연락하는 관계라면 안 하련다’라고. 먼저 연락하지 않는, 지인

노벨동산 | 권창규 / 인문사회학부 대우조교수 | 2022-02-26 2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