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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학기 서울대학교 교류 학생으로 지내면서 우리대학과의 많은 차이점을 발견했다. 두 학교 모두 각각의 강점이 뚜렷해 딱히 우월감이나 열등감을 느낀 적은 없지만, 딱 한 가지 너무나도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바로 기초 과학 분야를 배울 기회가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서울대에서 수강한 진화생물학 과목의 담당 교수님께서는 관악산 곳곳을 다니며 동물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분이셨다. 놀랍게도 우리대학 생명과학과에는 이분처럼 실험실 밖의 자연 현장을 연구하는 교수님이 아무도 안 계신다. 생명과학자라는 말을 들으면 흔히들 떠올리는 자연을 누비고 동식물을 연구하는 학자는 우리대학에 없다. 수업 과목도 마찬가지다. 실험실 밖의 자연을 배울 수 있는 과목은 딱 하나 ‘생태학’이 있는데, 담당 교수님 두 분의 전공은 생태학이 아니다. 심지어 우리대학 생명과학과 학생들은 모든 생명현상의 기본 개념인 진화를 깊이 있게 배울 기회를 거의 받지 못한다. 그저 실험실 안에서의 생물학만 배울 뿐이다.이것이 생명과학과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른 학과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내가 졸업한 과학고등학교 천문대의 주 망원경은 32인치 리치 크레티앙식 망원경으로, 학교에 설치될 당시 우리나라에서

지곡골목소리 | 곽민준 / 생명 15 | 2019-01-05 0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