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 친구들이 되지 말자
숲 속 친구들이 되지 말자
  • 김윤식 기자
  • 승인 2017.11.01 14: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넷에서 유명한 만화 중 청개구리라는 작품이 있다. 어느 날 숲 속에 사는 쥐는 비가 와서 우는 개구리를 보고 여우에게 조심스럽게 속닥인다. 말 안 듣는 청개구리 때문에 그의 어머니가 병을 앓다가 세상을 떠났고, 청개구리는 냇가에 어머니를 묻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가 오면 어머니의 무덤이 떠내려갈까 걱정돼 운다고 말한다. 소문은 일파만파 퍼져나갔고, 청개구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숲 속 친구들에게 뭇매를 맞는다. 숲 속 친구들은 개구리를 비난하지만, 개구리의 의견은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 결국, 개구리의 어머니가 나타나고,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숲 속 친구들은 하나둘 자리를 피한다. 그 와중에 몇몇은 평소 개구리의 인성이 좋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라고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한다. 이 만화는 소문만 듣고, 혹은 단편적인 사실만 듣고 상황을 해석하거나 몰아가는 사람들을 비판한다.
우리 사회는 점점 인터넷과 SNS (Social Network Service)의 파급력이 향상되고 있다. 현실에서 부당한 일을 당하고 인터넷이나 SNS에 고발하는 일도 자주 볼 수 있다. 지난달 일어난 철원 병사 사망사고가 대표적이다. 유탄을 맞고 사망한 병사의 유가족은 사고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군 당국의 행태를 인터넷 상에 고발했다. 이 사건은 SNS를 타고 급속도로 퍼져 많은 사람이 알게 됐고,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한 군이 본격적으로 수사해서 사건의 진상이 드러났다. 이 외에도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 학내 비리 고발 등 불공정한 일이 SNS에서 주목받아 수면으로 드러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사실을 날조하거나 한쪽의 입장만 전달하는 SNS 악용 사례도 생기고 있다. 2013년 건물주인 가수 리쌍과 세입자 사이에서 발생한 분쟁은 SNS와 인터넷이 여론몰이에 악의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입자였던 A 씨는 인터넷과 SNS에 건물주와의 관계가 불합리하다며 호소했다. 건물주가 유명 연예인인 점, 뜨거운 사회 문제였던 건물주 세입자 간의 관계에 대한 분쟁이라는 점이 인터넷상에서 네티즌 간의 토론을 활발하게 만들었다. 세입자는 자신의 처지에서 유리한 정황만 전달했고, 거짓된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네티즌은 약자=선(善)이라는 프레임으로 쉽게 선동당했고, 언론, 정치인까지 나서서 세입자를 옹호했다. 이로 인해 리쌍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 사건은 세입자가 벌인 언론 플레이였음이 드러나면서 마무리됐다. 인터넷에서 개구리를 비난하던 숲 속 친구들은 종적을 감췄다. 남은 것은 상처 입은 피해자뿐이었고 숲 속 친구들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인터넷 공간에서 약자가 당한 부당한 일을 고발하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하지만 사건을 일방적으로 서술하여 사실을 날조하는 공간이 돼서는 안 된다. 비난받는 청개구리가 나타나지 않게 하려면 숲 속 친구들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정보를 받아들이기 쉬운 인터넷의 특성상, 여론 형성이 쉬운 만큼 여론의 파도에 휩쓸리지 말고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