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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에게 뭐니…? 쿨하지만 오묘한 남사친·여사친
[388호] 2017년 09월 20일 (수) 이승호 기자 tmdghguswls@

▲ 쌈, 마이웨이 방송 장면(출처: KBS2)
옛말에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말이 있다. 남녀가 일곱 살만 되면 한자리에 앉지 않는다는 뜻으로, 남녀의 엄격한 구분을 강조하는 유교 가르침이다. 이러한 가르침은 한옥의 구조에서도 잘 나타난다. ‘사랑채’는 주로 남성들이 생활하는 공간, ‘안채’는 주로 여성들이 생활하는 공간으로 남녀의 생활공간이 철저하게 분리돼 있었다. 하지만 신세대 사이에서는 이른바 ‘남자 사람 친구(이하 남사친)’, ‘여자 사람 친구(이하 여사친)’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이는 남녀 사이의 연인 관계와는 다르게 그저 성(性)만 다른 편한 친구라는 뜻으로도 쓰이지만, 언제든지 연인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복잡한 관계를 나타내기도 한다. 전통적 유교 가르침과는 다른 젊은 층의 연애관이 드러난다.
이러한 남사친·여사친은 미디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KBS2의 ‘쌈, 마이웨이’는 남사친·여사친인 동만(박서준)과 애라(김지원)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이다. 마지막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13.8%(닐슨코리아) 기록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성황리에 종영했다. 10~20대에서 인기인 웹드라마에서도 남사친·여사친은 빠질 수 없는 주제이다. 웹드라마 제작사 ‘플레이리스트’가 제작한 ‘연애플레이리스트’는 재인(이유진)과 민우(최희승)의 미묘한 남사친·여사친 관계를 그리며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남사친·여사친은 SNS 마케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많은 SNS 의류 광고들은 ‘사랑스러운 여사친 스타일’과 같은 문구를 활용하고 있다. 화장품의 경우도 ‘깔끔한 피부로 남사친 탈출하기!’ 등의 광고가 떠돈다. 이처럼 남사친·여사친 사이의 미묘한 감정, 로망 등을 겨냥한 미디어 컨텐츠가 증가하고 있다.
대중들의 남사친·여사친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지 ‘듀오’의 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봤다. 미혼 남녀 631명(남 314명, 여 31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88.3%, 여성의 55.2%가 ‘남녀 사이에 친구 관계는 있을 수 없다’라고 응답했다. 또한, 20~30대 미혼 남녀 77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8.6%가 ‘남사친·여사친에게 연애 감정을 느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즉, 응답자들의 상당수가 남사친·여사친의 관계는 동성 친구 관계보다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남사친·여사친에게 연애 감정을 느낀 순간 1위로는 남성의 경우 ‘의도치 않은 스킨십을 했을 때’로 33.7%를, ‘평소와 다르게 꾸민 모습을 봤을 때(18.3%)’가 2위를 차지했다. 여성의 경우 ‘남들이 모르는 나의 모습을 챙겨줄 때(26.2%)’로 1위를, ‘다른 이성과 함께 있을 때(19.9%)’가 그다음을 차지했다. 남녀가 서로에게 매력을 느끼는 포인트가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남사친·여사친에 대해, <내가 연애를 못 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인문학 탓이야> 공저자, 연애인문학 강사인 칼럼니스트 정지민 씨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젊은 층 사이에서 남사친·여사친이 뜨는 이유가 궁금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연애사’는 항상 사람들의 관심거리였다. 게다가 사람들은 항상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남사친·여사친도 새롭게 생긴 카테고리이고, 그 안에서 남사친·여사친 사이에 지켜야 할 선과 같은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한다(새롭게 생긴 카테고리인 만큼). 이러한 문제들은 자연스럽게 젊은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그들의 관심을 끈다. 또한, 남사친·여사친의 모호한 관계 속에서 생기는 긴장감도 남사친·여사친이 뜨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남사친·여사친과 동성 친구는 분명 차이점이 있다?
연애 대상으로서의 긴장감(위에서 말한)이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한다. ‘이성’인 친구는 언제든지 연애 대상이 될 수 있고, 그렇기에 남사친·여사친 사이만의 묘하고 복잡한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다.

남사친·여사친의 기준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는 답이 없다. 인간관계는 워낙 다양하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남사친·여사친의 선을 묻는 이유는 그만큼 남사친·여사친이 모호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모순적으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남사친·여사친이 그만큼 모호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가 질문에 숨어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질문이 나오는  이유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남사친·여사친이 새롭게 생겨난 카테고리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 사회적으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통념이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라고 본다.

남사친·여사친에 대한 생각은?

남사친·여사친이 새롭게 생긴 관계이지만 어찌 됐든 인간관계의 하나일 뿐이다. 누구는 어장관리의 좋은 핑곗거리로, 누구는 이성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즉, 개인이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자신에게 독이 될 수도, 득이 될 수도 있다. 젊은 세대들이 남사친·여사친을 통해 한 층 더 성숙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면 좋을 것 같다.
남사친·여사친은 연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동성 친구는 아닌, 미묘한 감정의 관계이다. 결혼과 연애라는 굴레에 얽매이지는 않지만 서로를 편하게 대하며 챙겨주는, 각박한 사회에서 의지할 곳이 필요한 젊은 층의 심리를 보여주기도 한다. 남녀 사이에 친구가 어딨냐지만, 이제는 남사친·여사친 관계에 익숙해져야 할 시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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