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에 살고 계신 도깨비 멘토와 멘티
공대에 살고 계신 도깨비 멘토와 멘티
  • 윤은영 / 컴공 대우교수
  • 승인 2017.04.0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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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2013년도에 컴퓨터공학과에 부임하여 기초필수 과목 중에 하나인 ‘프로그래밍과 문제해결’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매해 300여명의 신입생을 수업에서 만났으니 현재 대부분의 학부 학생들이 필자의 수업을 들었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해마다 많은 학생들을 만나지만 특히, 필자의 연구실에 문이 열려 있을 때 자연스럽게 노크하고 들어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는 학생들을 만나며, 필자는 우리대학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게 된다.

공대에 살고 계신 도깨비란?
필자의 연구실에 자주 찾아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조언을 구하던 한 학생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그 학생은 눈을 반짝이며 “교수님~! 저는 우리학교가 정말 좋아요! 우리학교와 공대 학생들의 생활과 창작물을 홍보할 수 있는 영상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요!”라며 열정적으로 얘기를 했고, 필자는 그 학생의 꿈을 항상 응원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날이 좋았던 어느 날, 그 학생은 ‘공대에 살고 계신 도깨비’가 되어 나타났다. 
‘공대에 살고 계신 도깨비’는 얼마 전 유명했던 TV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를 패러디해 신입생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우리학교 멘토와 멘티 이야기로 각색하여 만든 새내기새로배움터 영상이다. 영상을 만들기에 앞서, 영상팀의 일원이었던 그 학생은 필자에게 영상에서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삼신 할매’ 역할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했고, 필자는 영상에 출연하게 됐다. 추운 겨울날, 열정적인 영상팀 학생들이 들고 온 작은 카메라 한 대와 노트북으로 제작한 그 영상은 우리대학 방송국(PBS) Facebook 페이지를 통해 3부작으로 공개됐다. 많은 학생들이 높은 품질의 영상에 놀라워하고, 자신들의 멘토, 멘티 이야기에 즐거워하였으며, 그 덕분인지 많은 신입생들이 스스로 필자를 찾아와 마음을 열고 조언을 구하고 있다. 후배들을 위해 아름다운 영상을 만들어준 영상팀 학생 모두에게 감사를 전한다.
영상 속 도깨비 멘토가 되어 멘티를 도와주던 그 학생은 지금은 투자를 받아 공학관련 영상을 제작하는 회사를 창업했다. ‘공학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이 불쌍해!’라며 재미있는 공학 창작물 만들기 영상을 제작하고 있고, 많은 학생들에게 창의적으로 상상한 것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공대에 살고 계신 도깨비 멘토는 어떻게 멘티를 도와줄까?
우리학교에는 신입생들이 어려워하는 과목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멘토와 멘티를 연결해 주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있다. 올해는 30여명의 프로그래밍 과목의 멘토들이 필자를 찾아와 멘티들을 어떻게 도와주는 것이 좋을 지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멘토들에게 “멘티가 내년에 멘토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조언한다. 많은 멘토들이 멘티에게 강의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을 해주고, 과제도 멘토가 먼저 분석하여 멘티들에게 설명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방법은 멘토의 실력을 올려주는 방법이지 결코 멘티를 멘토로 만드는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멘티를 멘토로 만드는 방법이 궁금한 포스테키안들은 언제든 필자의 연구실로 찾아오길 바란다.
그리고 멘토가 되고 싶은 멘티들에게 멋진 포스테키안 멘토들의 공통된 특성을 소개하고자 한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타인을 위해 스스로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나누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포스테키안이 있어 우리의 미래는 따뜻하다.
첫째,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교수님께 먼저 찾아가 조언을 구하고, 진행 상황을 전한다. 둘째, 자신에게 도움을 준 친구, 선배, 교수님께 감사함을 표현한다. 셋째, 친구들과 함께 많은 학생들을 도울 수 있는 가치있는 일을 기획하고 추진한다. 넷째, 부모님과 항상 소통하여, 부모님이 교수와 학생들 생활을 잘 알고 있다. 다섯째,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이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하는 가치 있는 일인지 생각한다.

1%의 영재를 0.1%의 멋진 인재로 교육하자!
필자는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며 가끔 이러한 질문들을 던진다. ‘왜 공부를 하는 걸까?’, ‘왜 우리나라와 우리학교는 우수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많이 주면서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돕는 걸까?’
‘1%의 영재를 0.1%의 인재로 배출한다!’라는 우리학교의 슬로건은 우리학교가 배출한 인재가 개인의 욕심 충족과 자신을 둘러싼 소수의 만족을 위해 우수한 능력을 사용하라고 내세운 것이 아니다. 이는 우리 포스테키안이 많은 사람을 돕고 이롭게 할 수 있는 과학기술을 개발하여 모두 함께 발전해나가는 멋진 인재가 되기를 기대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