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년퇴임 앞둔 김영걸 교수] “진정한 공동체 이룬다면 학교는 더욱 빛날 것”
[인터뷰-정년퇴임 앞둔 김영걸 교수] “진정한 공동체 이룬다면 학교는 더욱 빛날 것”
  • 곽근재 기자
  • 승인 2001.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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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간 미국에서 교수로 재직하다가 1974년 한국의 과학발전을 위하여 미국대학의 테뉴어(정년보장)를 받고 귀국한 최초의 이공계교수이며, 현 KAIST와 우리대학의 기반을 세웠던 화학공학과 김영걸 교수가 이달말 정년퇴임을 하게 된다. 9일과 10일 정년퇴임을 기념하여 국제학술 심포지엄과 출판 기념회를 각각 가졌던 김영걸 교수를 만나보았다.

*정년퇴임을 앞두신 소감은 어떠신지

포항에 내려온 지 언 15년째이다. 1985년 9월 처음 김호길 총장님의 부탁을 받고 내려오게 되었으니 건국공신 격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솔직한 얘기로 포항으로 내려가는 것을 많은 사람이 말렸지만 이 위치까지 올라온 포항공대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자체에 보람과 재미를 느낀다. 그리고 안정된 미국생활을 청산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던 학국과학기술원을 선택하여 최고의 수준까지 올려놓은 것에 만족한다. 이렇듯,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왔다는 것에 만족한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여 성취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에 가장 큰 보람이 남는다.

*포항공대에 재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초창기 포항공대가 생겼을 때 직원들과 다함께 산에 올라갔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또 학교에서 1989년에 노벨상 수상자 8명을 초대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학생들과의 대면에 필요한 동시 통역자를 급히 구하고 있었다. 나는 당시 출장상태였는데 급히 포항으로 내려가 동시통역과 회의진행을 무난히 이끌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입학식 기념 심포지엄에서 사회를 본 기억도 난다. 너무나 기억에 남는 것들이다.

*퇴임을 하시고 난 후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 부인인 김종순 교수의 재직기간이 3년반이 남은 상태다. 그리고 후임자에 대한 생각도 해야하는 상태이다. 적어도 1년은 학교에 있을 것이다. 그 기간 동안에는 현재 행하고 있는 연구중심대학의 대학원생 위주의 교육과는 달리 학부생들의 질을 고양시키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5천만원의 기금을 기탁하여 연 1회 이상 국내외 석학을 초빙하여 교양강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연구자들의 지적재산권 경쟁을 높이기 위해 예전에 강의했던 ‘연구자를 위한 특허 전략’을 모아서 알기 쉽게 책을 쓸 예정이다. 퇴임은 하지만 여전히 할 일이 많다.

*포항공대 구성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교수와 학생을 ‘Community of Scholar’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작은 공동체의 이점을 살려서 힘을 합치면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흘러가는 현재 대학생들의 생각을 넘어서 한배를 탔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개인적 생각이 지배적이다 보면 학교가 할일을 못한다.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가 되었을 때 포항공대는 더욱 빛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