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소비자를 위한 제도부터 기업의 이미지 회복 수단까지
리콜, 소비자를 위한 제도부터 기업의 이미지 회복 수단까지
  • 명수한 기자
  • 승인 2016.09.28 2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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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2일, 삼성의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 발표가 있었다. 충전 중인 배터리 폭발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된 것이 그 원인으로 화재 등의 추가 피해 가능성과 소비자들의 안전을 고려하여 리콜 조치가 실행되었다. 이후 15일,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에서도 공식적으로 갤럭시노트7에 대해 리콜을 선언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국내에서도 차량이나 냉장고를 비롯한 몇가지 제품에서 결함이 발견되어 리콜이 선언된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국민들의 기본적인 생활용품이 되어버린 스마트폰이 전량 리콜되는 사태로 인해 리콜 당사자가 된 소비자의 규모가 많이 증가하였고,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리콜이란 기업이 자사의 제품에 결함이 있다고 판단될 때 무상으로 제품을 교환해주거나 수리해주는 소비자보호 제도이다. 기업이 스스로 혹은 정부의 명령에 따라서 실행하게 되며 자사의 제품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에게 이를 인식시켜야 하므로 언론매체를 통해 공표하게 된다. 무상으로 수리 나 교환해 준다는 특징 때문에 일반적인 수리 및 교환과는 비용의 유무만이 차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지만 리콜은 사전조치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일반적인 수리나 교환은 해당 제품 자체에 확실한 결함이 발견되었을 경우에 이루어지는 해결책이다. 하지만 리콜은 설령 현재 문제가 없는 제품이라도 해당 제품군에 문제가 지속해서 보고되는 등 문제의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수거하여 미리 사고를 예방하는 사전조치에 가깝다. 이 때문에 자동차나 비행기 등 사고가 한번 발생하면 파장이 큰 주요 제품에 한해서는 여러 국가에서 법제화를 통해 리콜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이처럼 리콜은 소비자들을 제품의 결함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점차 많은 국가에서 법제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리콜되는 제품의 수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우리나라도 1991년 자동차를 시작으로 보호되는 품목이 점차 확대되어 1996년 소비자보호법(현 소비자 기본법)을 통해 모든 품목과 서비스로 확장되었다. 또한, 2013년과 2014년 국내에서 리콜된 자동차가 2012년의 20만 대에서 90만 대 이상으로 급증하는 등 국내의 리콜 사례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리콜 대수가 평년 수준을 웃도는 현상에 대해서 불량 제품의 증가로 인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업계 관련자들은 단순히 불량 차량의 증가보다는 자발적 리콜의 증가 등 리콜의 보편화로 인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편으로 리콜에 대한 소비자와 기업의  인식은 리콜 사례가 점차 증가하는 현 추세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 소비자원이 2014년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서 중복응답 가능으로 자발적 리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조사한 결과 긍정적인 의견이 약 65%, 부정적인 의견이 약 45%로 나타났다. 반면 권고 리콜이나 정부에 의한 강제적 리콜의 경우 각각 긍정적인 의견은 30%와 7%에 불과했으며 부정적인 의견이 61%와 80%로 나타났다. 또한, 기업들의 경우 소비자와 언론의 부정적 인식(82.5%)과 기업에 대한 신뢰도 감소로 인한 매출 감소(62.9%), 소비자의 과도한 보상 요구(58.8%) 등을 이유로 리콜에 적극적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56.3%가 기업의 리콜 활성화를 위해 소비자의 긍정적 인식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 및 제도가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한국 소비자원의 설문조사가 낸 결론은, 리콜할 경우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고 불량품을 만드는 회사라는 낙인이 찍힌다고 생각하는 기업이 많다는 점이었다. 그렇지만 리콜을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한 성공사례 역시 존재하기에 이런 사례를 벤치마킹하려는 기업들의 노력 또한 필요할 것이다. 대표적으로 1982년 존슨앤드존슨사의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이 꼽히는데, 차후에 제품의 문제가 아니라 누군가가 고의로 독극물을 주입한 것으로 밝혀졌음에도 존슨앤드존슨은 피해자들에게 위로 편지를 보내고 해당 제품을 즉시 전량 회수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그리고 경영자가 직접 광고에 나와 복용 중지를 권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진심을 담은 사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되찾는 데 성공하였고, 회사의 이미지 개선은 물론이고 이후 타이레놀의 점유율이 급증하는 수혜까지 누릴 수 있었다.
타이레놀 사건의 사례에서 배울 수 있듯이 리콜은 본질적으로 소비자 보호를 위해 시작된 제도이지만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기업의 이미지 회복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비록 소비자와 기업 모두가 현시점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는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제품 결함으로 위기에 처했을 때 상황을 타개할 기적의 한 수로 고려하고, 소비자들은 기업들의 리콜을 부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권리를 존중하려는 시도로 바라봐 준다면 바람직한 소비 생태계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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