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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倫理)의 가치
[376호] 2016년 09월 28일 (수) . .
윤리(倫理)란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하거나 지켜야 할 도리”라고 정의되어 있으며, 도덕(道德)과 맥락을 같이 하지만 보다 행동 규범적 성격이 강하다. 얼핏 마음자세 정도와 연관된 것으로서 물질세계와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느낄 수도 있으나, 요즈음 연구 윤리/생명윤리/기업윤리/공직윤리/정보통신윤리, 그리고 윤리경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윤리에 관한 객관적 기준을 정하고, 이를 어길 때에 사회적으로 징계와 처벌을 가하는 것을 보면, 윤리가 물질적 생활과도 밀접하게 연관된 것임이 확인된다.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기준은, 독재자처럼 소수의 권력자가 다수에게 강요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구성원의 합의를 기본으로 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역시 다수가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상식적 기준이 윤리의 기본일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대상으로 하는 행동에 따라 윤리적 행동의 구체적 기준은 다양하겠지만, 윤리의 보편적 기준이란 분야에 상관없이 인간의 양심적 판단과 기본적 인권이 존중되는 것이며, 자신만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존중까지를 바탕으로 한 공정성이 기본이라고 볼 수 있다.
윤리의식이 파괴되면, 일반적으로 자신에게 설정되는 행동기준을 스스로 왜곡하고 또 자신과 타인에게 각기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행위를 하게 된다. 윤리의식의 파괴나 실종이, 항상 직접적인 파괴적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 수 있지만, 필연적으로 간접적인 파괴를 수반할 수 있다. 즉, 직접적 파괴는 파괴행위의 대상만이 주로 파괴되는 데 반하여 간접적 파괴행위는 마치 버섯처럼 지표 밑에서 폭넓은 파괴를 은밀히 일어나게 함으로써, 발각되지 않고 폭넓게 장시간 지속한다는 점에서, 그 폐해는 직접적 파괴보다 훨씬 크고 장기적이며 해결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윤리의식의 왜곡이나 윤리의 파괴는 조기에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윤리적 행위는 일종의 불로소득과 같은 쉬운 이득 챙기기에서 비롯되는 것이어서, 일부가 불로소득 챙기기를 지속하면 다른 사람들도 따라 하거나 동참하면서 하나의 관행이나 체계로 굳어지며, 이렇게 되면 뿌리를 캐내어 근절하기가 어렵다. 일반적인 행태로는, 뇌물을 받고 뇌물공여자에게(국부적으로) 남들과는 다른 기준을 적용해 주는 개별적 부정부패에서 시작하여, 끼리끼리 봐주기로 규모가 확대되고, 더 과감해지면 법이나 사회제도의 변형까지 시도하기도 한다.
윤리의 상실은 필연적으로 개인 자신의 나태함(손쉬운 이득)에 의한 개인적 생산성 저하를 유발하는 데서 시작하여, 이에 참여하지 않은 주위 사람들의 의욕감퇴, 최적의 인적 구성을 저해하는 데서 비롯된 최적 정책의 실종 및 조직의 생산력 감퇴 등을 순차적으로 유발하면서 내부에너지를 말살한다. 이렇게 보면, 금전적 비리처럼 겉으로 명백히 드러나는 비리는 대처가 쉽고 부차적일 수 있으며, 업적/인사/담합과 같이 뚜렷한 입증이 어려운 숨은 비리가 오히려 근본적 문제일 수 있다.
대학에서의 비윤리적 행위라면, 금전적 부정·비리와 함께 학생 차원에서 부정행위에 의한 학업평가의 왜곡과 연구결과의 표절 등이 있겠지만, 보다 핵심적인 것은 교수들과 관련된 문제로서, 불성실한 강의/교육, 논문 쪼개기와 무분별한 공동저작을 통한 업적 부풀리기, 업적 빌리고/빌려주기 등과 함께, 채용과 승진 등 인사 문제에서 개인적 친분에 의한 봐주기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는 분야이다.
우리대학은 지난 30년 동안 교육과 연구 및 행정에서 생산적 요소를 끌어올리는데 모든 구성원이 합심하여 노력하였고, 전반적으로 매우 건전한 대학 운영이 이뤄졌다 볼 수 있다. 하지만, 개교 30년이면 타성에 의한 윤리의식의 저하가 시작될 수 있는 시점이므로 주의 깊게 경계를 시작해야 한다. 개교 초기 시니어 교수 20명과 젊은 교수들로 이분화되었던 인적 구성이, 30년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적인 인적 상하 구조가 생기고 친밀도를 기반으로 그룹들이 형성되면서, 비윤리적 행위가 싹틀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징조라도 이를 방치하면 몸집이 작은 우리대학으로서는 작은 구멍 하나에 전체가 흔들리기 쉬우며, 30년 동안 구성원들이 합심하여 쌓아온 토대가 순식간에 훼손될지도 모른다. 작은 부정 하나라도 노출되고 기사화된다면 그 파장은 엄청날 것이다. 어떠한 경우라도 이러한 행위가 당연시되어서는 아니 되고 이를 항상 우려해야 하며, 해당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어디까지를 허용하고 어디까지를 방비할 것인가 하는 윤리적 허용 한계점을 굳이 정의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법적으로 허용되는 한계까지를 이용하고자 하는 시정잡배들과 우리는 다르지 않은가. 지금이야말로 한계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 엄격한 윤리의 테두리를 굳건히 두르고, 윤리적 부정행위의 싹이 아예 트지도 못하도록 방비해야 할 시기이다. 무엇보다 윤리적 행위에 대해 교수, 학생, 직원들이 모두 민감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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