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8호 ‘보편화된 성문화’기사를 읽고
제368호 ‘보편화된 성문화’기사를 읽고
  • 김소연/ 기계15
  • 승인 2016.04.0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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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평소 보이는 성격과는 반전되게 성에 관하여 보수적인 경향이 있는 나는 기사가 언급하고 있는 보편화된 성문화가 아직 낯설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마녀사냥이라는 프로그램이 이끌어낸 보편화된 성문화이다. 그 방송을 보았을 당시 미성년자의 신분에서 성인 남녀 간의 연애 방식을 몰랐기에 성의 개방화 정도에 처음에는 매우 놀랐었다. 그 방송 이후로 일명 ‘잤잤(잤네! 잤어)’이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쓰일 정도로 사람들의 성에 대한 이야기의 수위가 높아져 방송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자연스럽게 성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성적인 이야기를 거의 듣지 않고 18년간 살아오다가, 마녀사냥이라는 프로그램을 터닝포인트로 하여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접한 탓에 “어머, 관계를 맺었다고? 문란해···”라는 생각에서 “저 정도 사귀었으면 관계 맺을 수도 있지. 원나잇도 하는 세상에”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대중매체가 선도한 성의 개방화가 성생활에 대한 이미지 변화에 큰 기여를 했다는 것에 공감한다.
농담은 받아들이는 사람이 농담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괴롭힘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농담의 수위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수위 조정을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해 파악해야 한다. ‘섹드립’도 결국 일종의 농담이다. 그냥 ‘드립’으로만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성희롱’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이런 부분들의 정도가 지나쳐 연예인들에게 성적인 희롱을 하는 댓글이 증가했다는 것을 나 또한 느끼고 있는 바이다. 하지만 기사에서 언급된 ‘성의 상품화’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성의 개방화’에서 직접 온 부작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성의 개방화로 대중매체에서는 성적인 부분을 청취자의 이목을 끌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자유가 더 허용되었다. 하지만 성의 개방화 자체가 성의 상품화를 이끌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본다. ‘성의 존엄성’문제 역시 정확히 어떤 문제를 말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성생활을 자유롭게 하는 사람에 대해 ‘성의 존엄성’의 프레임을 씌워 비난하고자 한다면 개인적으로는 반대의 의견이다. 성폭행과 같은 비(非) 합의 속에 일어난 성생활이 아니라면, 우리가 그들의 성적 자유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보편화된 성문화’기사를 읽으면서 친구들과 처음으로 성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신앙이 있는 사람으로서 이런 얘기를 삼가는 편이었는데, 솔직하게 터놓을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 혹시 나의 리뷰를 읽은 이가 있다면 내 앞에서는 성적인 농담을 자제해주길 바란다. 티는 안 내지만 속으로는 굉장히 불편해하고 있을 것이다.